현대 철학 로드맵 - 사상가 50인이 안내하는 지知의 최전선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현대 철학 로드맵: 사상가 50인이 안내하는 지()의 최전선

     _오카모토 유이치로 저/전경아 역 | arte(아르테)

 

1.

고대철학과 현대철학을 생각하다보면, 문득 터키의 에베소 유적지 중 기둥과 몇 개의 벽면만 남은 고대의 도서관을 생각하게 된다. 그 뼈대, 기둥들이 고대철학이라면 현대철학은 그 기둥들에 벽을 잇고, 벽에는 그림을 걸어두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현대 철학은 현재도, 미래도 계속 진행형이다.

 

2.

철학자들의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현대철학의 사조를 한 권의 책에 담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 판형도 크지 않고, 두께도 두껍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알차다.

 

3.

이 책의 지은이 오카모토 유이치로 교수(다마가와 대학 문학부)우리가 생각을 형성하거나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할 때, 현대사상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고 한다. 지은이는 어려워 보이는 철학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특기라고 알려져 있다.

 

4.

이 책의 특징은 이제껏 현대사상을 다루었던 여타의 책들과 달리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의 현대사상, 미국의 정의론, 사회학, 미디어론과 논리학, 실용주의 등 다채로운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심도 있게 전개해나간다는 점이다.

 

5.

제일 먼저 현대사상의 개척자들, 즉 현대사상의 원류가 된 사상가 일곱 명이 등장한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니체, 지크문트 프로이트, 막스 베버, 페르디낭 드 소쉬르, 마르틴 하이데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만나본다.

 

6.

회의(懷疑)’의 세 거장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는 각기 전혀 다른 분야의 사상가들이다. 이 세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 사회, 사고방식 등에 근본적인 의심을 품고 그것을 철저하게 분석함으로써 전혀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 점에서 세 사람은 모두 반시대적인 사상가들이었다.

 

7.

프랑스 현대사상으로 넘어가보면 어떤 모습이 보일까? ‘프랑스 현대사상은 실존주의와 결별하며 시작되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관점이다. 과거 현대사상이라고 하면 프랑스가 발상지였다. 2차 세계대전 후 영웅이 된 것은 사르트르였다. 그의 실존주의가 순식간에 패션이 되었다. 1960년대에 실존주의의 유행을 잠재운 이가 레비스트로스다. 구조주의의 부상은 소쉬르의 역할이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쉬르는 구조에 대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지만, 구조주의자들이 계승한 것은 소쉬르의 차이의 체계라는 개념이다. 소쉬르가 차이의 체계라고 부른 것이 훗날 구조로 이해된 것이다.

 

8.

독일의 현대 사상을 오랜 세월 이끌어온 것은 프랑크푸르트학파라는 사상가 집단이다.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의 사회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상이 전개되었으므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상적인 특징은 서구 마르크스주의를 토대로 현존하는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논의를 추진한다는 점에 있다. ‘비판이론이라고 불리고 있으나, 혁명적인 실천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통상 3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는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에리히 프롬,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와 발터 베냐민의 이름이 올라있다.

 

9.

그렇다면, 현대사회는 포스트모던인가? 재귀적 근대인가? 사회학을 빼놓고는 현대사상을 거론할 수 없다. ‘현대사회를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하느냐?’가 현대사상의 중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학 사상가들은 현대사회를 화두로 삼으면서 포스트모던을 함께 다뤘다. 벡과 기든스는 포스트모던의 대안으로 재귀적 근대라는 개념을 제창했다. 현대사회는 포스트모던인가, 재귀적 근대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든 사회학의 최신 흐름은 현대사상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10.

각 챕터 말미에는 한 걸음 더를 통해 이 책에 등장하는 사상가들의 주요 저서를 소개해준다. 한 저자에게 여러 권의 책이 있을 경우 읽을 순서까지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현대 철학 로드맵이라는 책 제목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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