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그리스도인 - 그리스도인에게 공부란 무엇인가, 2017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이원석 지음 / 두란노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_이원석 저 | 두란노

 

1.

최근 공부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공통점은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공부를 할 때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갖고 해야 할까? 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에게 공부란 무엇인가?

 

2.

교양 사회의 구축을 사명으로 생각하는 문화 연구자로 소개되는 이 책의 저자 이원석은 현재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고자 밖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자신을 바꾸고자 안으로 침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자신의 내면을 그리스도의 향기로 채우며 살아간다면, 하나님이 바라보시기에도 흐뭇한 세상이 될 것이다.

 

3.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공부의 의미, 스승과 도반의 필요성, 고전을 읽어야하는 이유 그리고 교회 공동체가 함께 읽고 나눔의 시간을 많이 갖게 되길 바라고 있다. 공부(工夫)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에 둔다. 뭔가 많이 부족하다. 저자는 공부의 의미에 인문학적 옷을 입힌다. “우리의 머리를 혹사하는 노동이 곧 공부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느 분야에서 숙련된 직공이 되는 과정이 원래 공부(工夫)라는 단어의 뜻입니다.” 공부는 특정한 분야의 달인(達人)이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장인(匠人), 마이스터(Meister), 대가(大家)가 되는 것이다.

 

4.

머리로 하는 공부는 머리에만 머무르고 만다. 지식은 실천이 따라야 한다. 삶으로 나타나야만 진정 공부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공부의 온전한 성취는 지식을 인위적으로 실천하기 보다는 자연적으로 살아내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적으로 살아내는 경지는 곧 그 사람의 성품(性品)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학자 다니엘 도리아니는 이런 말을 남겼다. “성품은 그리스도인의 행함이 규칙을 준수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억누름으로써 의무에 균형을 잡아 준다. 그것은 의무가 모든 상황을 다 망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상기하게 해 준다. 우리는 삶에서 예상 밖의 일들이 생길 때마다 규정서를 찾아보면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하지만 성품은 의무와 습관을 필요로 한다. 의무의 책임감과 습관의 친절한 자기 인식 결여는 둘 다 미덕이 교만과 헛된 자기반성을 증진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5.

저자는 루터와 칼빈의 인문 공부를 예로 든다. 이 두 믿음의 선배들은 인문학적 교육과 성찰이 매우 깊었다. 칼빈의 첫 저작은 기독교와 무관한 세네카의 관용론 주석이다. 매 쪽마다 희랍과 라틴고전에 대한 열정이 담겨있다. 칼빈이 젊은 날 지니고 있었던 인문주의를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교개혁을 예비한 영성가 마이스터 에카르트도 빼놓을 수 없다. 에카르트의 신학은 루터에게 영향을 준다.

 

6.

그렇다면, 인문고전 공부를 기독교 인문학에 국한시켜야 할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기독교인이 선한 마음과 자기 관심을 따라 읽는다면, 무엇이든 유익한 독서와 공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의 존재를 바꾸는 변화의 길에 나아가려면 먼저 좋은 책, 특히 고전을 읽어야 하고, 또한 읽은 만큼 생각해야 합니다. 읽은 책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 바로 묵상입니다.”

 

7.

교회 공동체의 기능적 역할은 나눔에 있다. 그래서 함께 하는 공부 또한 중요하다. “독일에서 성경 다음의 지위를 차지했다고도 평가받는 마르틴 루터의 탁상담화를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탁상담화는 루터가 자신의 집 식탁에서 손님이나 학생들과 더불어 온갖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을 대학생들이 기록한 책이다. 그런데 이 대화록이 가톨릭에겐 위협으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탁상담화를 모두 수거하여 소각할 것을 명하고, 그 책을 소지한 자를 화형에 처하겠다는 칙령을 내렸다. “우리의 열린 대화 가운데 지혜의 영이 임하십니다.”

 

8.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복음을 기초로 한 공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안내해준다. 후반부엔 저자가 주관하는 독서 모임 톨레 레게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톨레 레게는 라틴어로서 집어 들어 읽어라는 뜻이다. “독서 모임에 대한 저의 기대는 소박합니다. 함께하는 분들의 눈이 활짝 열려서 한 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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