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평범한 사람들 - 101예비경찰대대와 유대인 학살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 지음, 이진모 옮김 / 책과함께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아주 평범한 사람들 ]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 저/이진모 역 / 책과함께


1.

흉악범 또는 연쇄살인범을 잡고 보니 내 이웃집 사람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 술 더 떠 그는 평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충격이 크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2. 이를 두고 성악설이니 성선설이니 묻고 따지는 것은 진부한 느낌도 든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되돌아본다. 결코 편치 않은 스토리다. 독일인들로선 영원히 감추고 싶은 이야기. 더 이상 거론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만, 유대인은 물론 다른 민족에겐 잊기엔 너무 깊은 상처와 고통이다.

3.

궁극적으로 홀로코스트는 아주 기본적인 차원에서 볼 때 개별 인간들이 오랜 기간 동안 다른 인간들을 다수 살해했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 살인자가 되어갔다.


 

4.

이 책의 지은이는 1945년 나치 정권이 패망한 후 학계가 히틀러와 바이마르 민주주의의 몰락, 나치의 집권과 나치 독재의 성격 그리고 나치의 외교정책과 침략전쟁에 집중해서 연구가 진행된 점을 주목한다.


 

5.

특히 나치 문서에 최종해결로 표기된 유럽 유대인 학살 프로그램은 뉘른베르크 국제전범재판에서 반인도주의적 범죄라는 네 번째 항목이 기소장에 일부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후 학계에서 비교적 등한시 되었다고 한다.


 

6.

최종해결에서 극에 달한 나치의 인종 이데올로기와 인종박해가 히틀러와 나치즘 이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견해는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리 논의가 되지 않았다.


 

7.

지은이는 나치 정권의 최 일선 집행자들이었던 한 학살부대에 대해 최초로 심층적인 사례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학살 메커니즘의 최고위층이나 중간 명령권자 단계뿐 아니라 마지막 단계의 집행자. 즉 현장에서 학살을 수행했던 학살 집행자의 단계를 경험적으로 살펴보게 한다.


 

8.

홀로코스트에 대한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실제 학살 집행자들의 증언을 통해 그 상황을 보는 것은 더욱 편치 못하다. 101 예비경찰대대 대원들이 다른 전형적인 학살부대들처럼 임무를 위해 신중한 선발과 강도 높은 훈련을 받지는 않았어도 학살자가 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9.

권위에 대한 복종, 그리고 동료집단의 행동에 참가해야 한다는 동조(同調)의 압박감이 책의 이곳저곳에서 표현되고 있다. 이 과정 중에 대원들 행동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대다수 인간의 경우 주어진 조건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사회심리학적으로 예측이 가능하지만 각 개인은 여전히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스스로 선택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단지 그 선택의 방향이 어떠냐가 관건이다.


 

10.

지은이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역사 교수이다. 대량학살, 홀로코스트, 독일 현대사 등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1992년에 초판이 출간되었으며 한국어판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11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사회 하층 계급의 평범한 중년 남성들로 구성된 나치의 한 예비경찰부대가 수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고, 또한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한 사례를 심층 연구한 이 책은 라울 힐베르크의 선구적 업적인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의 뒤를 잇는 홀로코스트 연구의 또 다른 기념비적 저서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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