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멜라니 킹 지음, 이민정 옮김 / 사람의무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        멜라니 킹 / 사람의무늬


 


1.

죽음의 문턱에서 어찌 된 사연인지, 되돌아 온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흥미를 떠나 이슈를 제공한다. 사후 세계, 영혼 세계에 대한 논쟁을 부른다. 영혼세계를 인정하는 종교인들에겐 이야기 깜도 안 될 수가 있지만 과연 그들이 보고 느낀 것이 사실일까? 남들이 이야기한 것을 각색한 것은 아닐까? 어쨌든 그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2.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실 어둡고 불편하다. ‘죽는다는 건 참으로 지루하고도 쓸쓸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외면할 수 없다. 누구나 거쳐 갈 길이기 때문이다.


 


3.

어두운 터널을 들어서듯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로 들어가기 전에 기분 전환 삼아 좀 썰렁할지도 모를 유머 한 꼭지를 먼저..“노부부 중 아내가 먼저 눈을 감았다. 입관을 하고 문을 나서던 중 운구자중 한 사람이 문지방에 발이 걸리면서 관이 부딪치며 아내가 다시 깨어났다. 몇 년을 더 살았다. 역시 아내가 먼저 또 눈을 감았다. 운구를 하던 날 남편이 운구자 주머니마다 봉투를 찔러 넣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속삭였다. 제발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서 들고 나가 달라고..”


 


4.

유머는 유머이고, 실제 상황에 들어서면 심경이 복잡해진다. 의학이 발달한 현 시점에도 가사(假死)상태에서 입관 중 깨어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하물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문헌상으로 이러한 일들(죽은 줄 알고 묻거나 화장했던)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남의 이야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말지만, 내가 그런 입장에 처한다면 어떨까?


 


5.

이 상황에서 만들어진 단어가 있다. ‘조기매장이다. 조기매장에 대한 두려움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서 심지어 어떤 이들은 행여 훗날 지하 6피트(1.8미터)아래에서 깨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고자 자신의 무덤 속에 충전된 휴대전화를 넣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6.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조기 매장과 대응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무덤에서 나는 소리를 시작으로 신기술, 대안을 제시하다 죽음의 재발견까지 이어진다. 사망진단의 문제점, 도굴과 이장, 유해의 각 부위와 그 활용, 미라 제작을 위한 방부처리와 인체 표본화 기술, 추모의 다각화, 영혼의 구제, 범죄와 감식을 통한 과학 수사 등이 포함된다.


 


7.

책에 소개되는 한 청년의 이야기는 세상 참!’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는 거의 모든 품목을 취급하는 곳으로 통한다. 상하이 인근의 자싱시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 청년이 2006년에 중국판 이베이 격인 타오바오(Taobao)웹사이트에 자신의 영혼을 팔겠다고 내놨다. 타오바오 회사측은 영혼 매매와 관련한 정책이 수립되지 않은 관계로 당시 입찰자가 이미 58명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로 했다. 팔겠다고 한 청년보다 사겠다는 입찰자들의 생각이 더 궁금하다. 영혼을 경매 상품으로 내놓은 청년은 여전히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8.

책은 제목 그대로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을 문헌을 뒤져 한 곳에 모아 놓았다. ‘죽음에 대한 정의는 문화적 배경과 해당 지역의 법률에 따라 다각화된다. 종교적인 문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정통파 유대인과 기독교 근본주의자, 아메리카 원주민, 불교 신자 중 일부는 생명 보조 장치의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심박이 멈춰야만 사망을 인정한다. 사실 오롯이 생물학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정확한 죽음의 순간을 판별하기란 몹시 까다로운 일이다. 엄밀한 사망 시점이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인가, 아니면 뇌가 죽는 순간인가, 혹은 이 두 현상 중 하나만 관찰되면 되는가? 그도 아니면 두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야 하는지, 혹은 세포를 비롯한 생물 자체의 수명이 다하는 순간이라 해야 할 것인가?”


 


9.

지은이 멜라니 킹(Melanie King)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서식스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남편이자 작가인 로스 킹(Ross King)과 함께 옥스퍼드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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