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 & 버클리 :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지식인마을 2
최훈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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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   지식인마을 02 최훈 / 김영사

 

 

1.

무릇 모든 학문은 호기심과 탐구심이 기반이 된다. 철학이 그렇고 과학도 마찬가지다. 특히 철학은 그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업그레이드된다. 철학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 인식론은 앎에 대한 탐구이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우리가 확실하게 안다고 믿고 있는 그것이 정확한 것이냐고 묻는다.

 

2.

서양 철학사에서 근세를 인식론의 시기라고 한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데카르트와 버클리는 근세 인식론의 양대 산맥인 합리론과 경험론의 중심인물들이다. 이 두 사람은 회의론자가 아니지만 회의론의 길을 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카르트는 확실한 지식의 토대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 방법을 이용했다. 반면 버클리는 회의론을 극복하기 위해 회의론 못지않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관념론을 내세웠다.

 

3.

다시 인식론이야기로 되돌아가보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대부분의 철학적 논의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이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인식론의 요람이 이 동네에서 시작된 것이다. 플라톤은 어떤 때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즉 지식의 조건에 대해 궁금해 했다. 그래서 그는 무엇인가를 안다고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무엇인가를 믿어야 한다.

- 그 내용은 참이어야 한다.

- 무엇인가를 믿을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4.

데카르트는 어떤 인물인가? 1596년에 프랑스 투렌 지방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조그만 마을을 지금은 그의 이름을 기려 데카르트라고 부른다고 한다. 동 시대를 살다간 유명인들로는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케플러 등이 있다. 데카르트가 20살 때 셰익스피어가 죽었다. 데카르트는 여러 직업(?)을 갖고 있었다. 수학자, 철학자, 광학과 기하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과학자 그리고 군인이기도 했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의 중심에 신앙이 자리 잡고 있던 중세가 끝나고 인간의 자유로운 사상과 합리적인 이성을 중시하는 근세가 시작되는 시기에 살았다. 그리고 그는 서양에서 근세 철학을 시작한 사람, 곧 근세 철학의 아버지로 인정받는다.

 

5.

조지 버클리는 데카르트가 죽고 35년이나 지난 1685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아일랜드는 조이스, 스위프트, 와일드, 버나드 쇼, 예이츠, 베케트 등 뛰어난 작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철학자로 유명한 사람은 버클리 정도다. 버클리는 1710년에 사제, 곧 신부가 되었다. 25세에 인간 지식의 원리론을 쓰고 28세 때는 회의론자와 무신론에 반대하여 하일러스와 필로누스가 나눈 세 가지 대화를 썼다.

 

6.

데카르트가 철학의 원리에서 언급한 철학의 정의는 학문의 융합의 뿌리를 보는 듯하다. “철학은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 그 나무의 뿌리는 형이상학이고 줄기는 자연학(과학)이다.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 다른 학문들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 역학(물리학, 공학), 윤리학이다.”

 

7.

이 책에서 키워드를 뽑는다면, 인식론과 경험론, 합리론 그리고 회의론이 될 것이다. 확실한 지식을 찾기 위해 모든 경험과 생각을 끝없이 물고 늘어지면서, 생각하는 만 존재한다고 확신한 데카르트와 물질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것을 느끼는 경험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버클리의 가상대결이 펼쳐진다.

 

8.

이 책의 저자 최훈 교수는 데카르트와 버클리의 철학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들을 통해 현실과 유리되지 않는 철학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회의론으로 배우는 철학이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용어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철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함량은 그대로 두고 무게감을 줄이고자 애쓴 흔적을 많이 보여준다. 책 후반부에 실린 철학자들의 엽기발랄 채팅방에선 데카르트와 버클리와 흄이 대화방에서 만나 부지런히 톡을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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