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박도봉의 현장 인문학
김종록.박도봉 지음 / 김영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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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박도봉의 현장 인문학 】      김종록 박도봉 / 김영사

 

 

사람들은 저를 현대판 창업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봅니다. 한편에서는 쑥덕거리기도 합니다. 보잘것없던 사람이 무모한 도전으로 엉겁결에 너무 큰 걸 얻게 되었다고요. 글쎄요. 저는 꼭 제가 흘린 땀만큼만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의 횡재나 요행 같은 건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알루미늄 전문기업 알루코그룹(전 동양강철) 박도봉 회장과 인문학자 김종록이 만났다. 스스로 바보온달이라 칭하는 박도봉은 이 책을 통해 그가 맨발로 걸어온 길을 이야기해준다. 김종록이 묻고 박도봉이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좋은 일자리와 행복한 미래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아파하고 투정부린다고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한 미래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분투, 쟁취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현장 인문학이다.

 

 

책은 기(), (), (), ()로 나누어진다. 꿈을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라,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법, 세계가 나의 영토, 행동하는 인문학이란 소제목이 붙어있다. “현장은 노동과 땀의 무대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곳이죠.” 강의실과 연구실에만 박혀있던 인문학이 어느덧 기업의 현장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른바 인문경영이 탄생한 것이다. 인문학이 실용학문으로 바뀐 것이다. “실천하는 현장의 인문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행동하는 인문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박도봉 회장은 남들 다 가는 길에는 경쟁만 치열하지 돈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고 현장에서 땀을 흘리라는 이야기다. 하긴 남들이 뚫어놓은 길을 가는 것은 당분간은 쉬울지 몰라도 그리 오래 갈 수 없는 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이는 길도 가기 힘든데 보이지 않는 길을 어찌 찾아내리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볼 필요는 있다. “확신은 경험과 꿈이 결합할 때 나옵니다. 기발한 발상, 창조적인 발상은 발이 현장에 있고 머리가 미래를 겨냥할 때 튀어나옵니다.”

 

 

창업자 DNA는 따로 있을까? 하긴, 사업은 아무나 하나?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박도봉은 이렇게 답한다. “(창업자 DNA) 그런 건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서 점점 성공이 쌓이다보면 누구한테나 생기는 게 아닐까요. 성공 습관이 무슨 법칙처럼 몸에 배는 겁니다. 창업자 DNA는 선천적인 게 아니라 후천적이라는 이야깁니다. 현장에 파고들어가서 기술을 익히고 노하우를 쌓고, 그러다보면 통찰이라는 게 생깁니다. 성공하는 길이 보입니다.”

 

어느 언론대학원 교수가 현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기업은 연구개발 안 하고 면세점만 먹으려 하고

정당은 환골탈태 안 하고 흉내만 내려하고

방송은 편성혁신 안 하고 스타만 잡으려하고

신문은 문제제기 안 하고 대중이 원하는 것만 쓰고

청춘은 개척할 생각 안 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모두들 쉽게 먹으려고만 한다.

 

이 책을 만든 두 사람은 이렇게 쉬운 길로만 가려 하는 이 사회를, 희망보다 좌절감만 마음에 담고 살아가야하는 청년들을,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굴 수 없는 동년배의 중년들을 염려하며 대화를 나눈다. 계층 고착화와 불평등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 부와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는 삶을 함께 고민한다. 두 사람의 속 깊은 마음의 교류를 들여다보며, 내 삶의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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