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삶
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 / 판미동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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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 】        샤를 와그너 / 판미동

 

 

그 누군들 복잡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설령 그것을 안다고 할지라도, 주변상황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타인의 삶에 복잡성을 부여하고 있지 않을까? 나는 항상 피해자일 뿐일까?

 

 

그렇다면, 단순한 삶이란 무엇일까? 그저 주변 정리만 하면 그만일까? 이 책의 지은이 샤를 와그너는 심플 라이프의 개념을 최초로 전파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단순화시킨 삶을 살아가며 이 책을 썼다. 1895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전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120년이 지난 지금도 지은이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개혁 신앙에 큰 영향을 끼친 진보적인 목사로 기억되는 샤를 와그너는 아내와 함께 바스티유 근처의 빈민가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생활하며 신앙 활동과 자선 사업을 이어 나갔다.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다.” 단순함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살아가며 마음에 품고 가는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진 수단으로 목표를 향해 걷는 것,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그 길에서 너무 자주 벗어나는 바람에 우리의 삶은 혼란스럽고 복잡해지고 만다. 쓸데없이 거추장스럽고 복잡한 일들이 우리 마음에서 희망을 빼앗아간다. 빛을 가리고 어둠에 잠겨 들게 한다. “우리 삶이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는 늘어나는 물질적 욕구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욕구가 커진다. 가진 것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늘 긴장상태를 만들어준다. 물론 가진 것이 너무 없어도 힘들다. 살아가는 데 불편하다. 그러나 우리의 욕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다보니 만족감을 찾기 힘들다. 복잡한 삶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힘든 일이다. 불만거리를 찾는 것이 더 쉽다.

 

 

지은이는 단순함의 본질을 어떻게 설명해주는가?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 하는 비법은 바로 간소화에 있다.” 선한 목적, 나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이기주의자, 쾌락주의자, 야심가들이 모델케이스로 등장한다. 그들은 아직 이삭도 패지 않은 밀을 뜯어 먹듯이 존재를 허비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 가장 단순하다.” 삶의 단순함을 설명하고 정의내리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는 세상의 모든 힘과 아름다움, 진정한 기쁨, 위안을 건네고 희망을 키우는, 우리의 어둑한 오솔길에 희미한 빛을 밝혀주는 모든 것, 우리의 빈곤한 삶을 통해 어떤 숭고한 목적과 창대한 미래를 예측하게 해주는 모든 것이 단순한 존재들에게서 온다고 강조한다. 일시적인 이기심과 허영을 충족하기보다는 다른 갈망의 대상을 정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바치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삶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생각, , 의무, 욕구, 기쁨, 아름다움 등에 이야기한다. 돈에 좌우되는 정신과 단순함, 명성과 알려지지 않은 선행, 오만과 사회관계의 단순함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유언비어와 함께 사실이나 말에 대한 악의적인 해석을 유포하는 작위적이고 위험한 여론의 움직임은 또 얼마나 많은가?” 지은이가 엊그제 한 말처럼 들린다. 특히 단순함을 위한 교육에 주목한다. 아이들에게 단순함 삶을 가르쳐주기 위해선 부모의 삶이 먼저 변화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울 때는 그들 자신을 위해 키워서도, 부모를 위해 키워서도 안 된다. 삶 자체를 위해 키워야 한다.” 삶 자체를 위해 키운다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인류의 적극적인 구성원, 서로 돕는 의좋은 세력, 도시의 자유로운 봉사자들이 되도록 돕게 하는 것이다.” 그 외의 다른 원칙을 따르는 교육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고, 변형시키고, 온갖 무질서의 씨앗을 뿌린다는 것이다.

 

 

이 책이 첫 출간되고 몇 해 지나 심플 라이프 The Simple Life로 번역되어 미국에 소개되었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심플 라이프의 열풍을 일으킨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며 저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뱅고어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두 차례 대중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삶을 읽으라고 권했다. 그리고 1904년에는 지은이 샤를 와그너를 미국으로 초청하여 백악관에서 강연하게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단순한 삶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우리 모두는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언의 한 부족은 들판을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다가 한 순간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며 숨을 고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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