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증언록 1~2 세트 - 전2권 - JP가 말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김종필 지음, 중앙일보 김종필증언록팀 엮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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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야기 2016-046

 

김종필 증언록 】          김종필 / 와이즈베리

 

    

JP. 이 분은 대한민국의 현대사 중심을 걸어왔다. 5.16을 앞둔 1941514(일요일)부터 증언이 시작된다. 당시 그의 나이는 서른다섯. “석 달 전 군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극상(下剋上) 사건으로 강제 예편되면서 벗어뒀던 카키색 군복이다. 중령 계급장은 달려 있지 않았다. 날이 밝으면 나는 이 군복을 입고 먼 길을 나설 것이다.”

 

 

196147일 서울 명동 회합에 참석한 5. 16 주체는 박정희 소장과 김종필 예비역 중령을 포함해 총 29명이었다. 초기부터 가담한 멤버들이다. 29명의 평균 연령은 35. 젊은 장교들이었다. 5.16 성공 뒤 이들 29명의 행보는 엇갈린다. 일부는 권력의 핵심에 섰다. 김종필, 김재춘, 김형욱 3명의 중앙정보부장이 나왔다.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은 김종필을 비롯해 15명이다. 거사에 참여했지만 반혁명으로 몰린 이들도 있다.

 

 

5.16 거사의 최대 피해자는 누구였을까?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장면 총리가 지목된다. 그 한 해전 4.19 혁명은 새 시대를 열었다. 민주당은 총선에 압승했다. 812일 민주당 장면 내각이 출범했다. 내각제 헌법의 국무총리는 권력 실세다. 대통령(윤보선)은 국가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위치였다. 정권 출범 뒤 민주당 내부의 분열, 사회 불안이 이어지면서 장면 정권의 운신 폭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9개월 뒤 장면은 군부의 기습을 당했다. 장면은 메모에 이렇게 기록했다. “1961516일 쿠데타 발발, 박정희 소장 지휘하 군사 쿠데타 발생.”

 

 

일본 식민제국주의 치하의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JP의 증언을 들어보면, ‘조선인 위안부문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슈지만 한일 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1951년부터 1965년까지 벌인 14년간의 회담에서 위안부는 단 한 번도 의제가 된 적이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위안부로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안고 구사일생으로 고국에 돌아온 그들의 나이는 아직 30대에서 40대 초반의 나이었다. 겨우 고국에 돌아와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물론 지극히 일부였을 것이다. 그들의 과거사와 상처를 꺼내는 것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었기 때문에 침묵을 지켰다는 증언은 납득하기 힘들다.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좌절시킨 것은 미국 책임이다. 우리가 핵무기를 갖게 되면 북한을 치고 들어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었다. 이 때문에 1970년대 한국의 핵무기 개발은 중단됐지만 북한은 아무 제한도 받지 않고 2010년대에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은 정작 막았어야 할 북한 핵무기는 못 막고 엉뚱하게 우리의 손발만 묶은 셈이다. “미국이 그토록 집요하게 우리의 핵무기를 막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을 손바닥 안에 놓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어 자기들 손바닥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JP의 증언은 노무현까지 이어진다. “나는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가치는 요지부동의 국가관과 위기관리의 결단력이라고 본다. 지도자의 중요한 자질 중엔 인간미도 있다. 인간미는 정치인의 매력적인 품성이다. 2002년 대선 무대에 등장해 대통령이 된 노무현의 성정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었다.”

 

 

 

201410월부터 201512월까지 14개월간 중앙일보의 김종필증언록팀JP의 현대사 기억을 채취했다. “이제 떠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고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 나는 내 증언록을 누가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없다.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다만 읽는 이들이 김종필이라는 자가 헛되이 움직이지는 않았구나, 그것만 이해해준다면 고맙겠다.” 지난 역사를 보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는 길이다. 현재를 이해하는 것은 또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운다. JP라는 풍운아가 살아온 과정은 곧 한국의 현대사가 걸어 온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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