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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冊 이야기 2016-045
【 샘터 】 2016년 3월호
3월은 고운 우리말로 ‘물오름달’이라고 한다.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물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도 함께 오르길 소망한다. 발행인 김성구는 ‘후회 없는 삶’이란 꼭지 글에서 “후회되는 삶이란 고마운 마음이 없는 삶이고, 반대로 후회 없는 삶이란 매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한다. 깊이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김정운이다. 2012년 만 오십이 되던 새해 첫날 자발적인 고독을 선택해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혼자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하며 몰입의 기쁨을 알게 됐다. 그는 그 외로움을 담보로 얻어낸 그림과 글을 들고 돌아왔다. “원래 노인들은 숲을 보는 관대함으로 젊은 사람들을 보듬어줘야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자꾸 나무를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노인사회를 진단한다. 병들고 외로운 노인들이 많이 늘어나는 탓이리라 생각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어린아이와 노인들이 불안하다. 김정운은 요즘 ‘바우하우스’에 꽂혀있다. 바우하우스가 한국에는 잘못 소개되어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는 바우하우스는 인류최초의 ‘창조학교’라고 설명한다. 화가, 음악가, 건축가가 다 포함되어 있고, 거기에서 핵심은 미학이라고 강조한다.
‘법륜스님의 마음공부’에선 ‘귀농’이 화두다. 시골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 이런 말 함부로 하지 말일이다. 농사가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은 겪어보기 전에는 모른다. 물론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직업상 농사가 생업이고 부업이신 어르신들을 많이 대하면서 느끼는 것은, 단 하루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일이 농사일이라는 것이다. “귀농한지 석 달쯤 지났습니다. 그런데 농촌에 와서 좋다기보다 도시에 있을 걸 왜 왔나 후회됩니다. 수입이 줄어서 오히려 돈에 더 얽매이고, 인간관계에서도 계속 부딪혀야 할 사람들이기에 스스로를 더 포장하게 됩니다. 도시를 떠날 때는 도시문명의 대안을 찾겠다는 나름의 뜻이 있었는데, 현실의 어려움에 부딪히니 자꾸 움츠러들고 물러서는 마음이 듭니다.” 스님은 이렇게 조언한다. “젊으니까 방향을 잘 잡아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농촌에 가서 괴롭다하면 거기가 지옥이 되죠. 제가 농촌 출신인데 제 고향을 지옥으로 만들지 마세요. 제 고향은 천국이에요.”
서민 교수의 글쓰기 칼럼에선 ‘블로그 잘 관리하기’가 주제다. 나 역시 이곳저곳에 블로그를 오픈해놓았다. 거의 북 리뷰와 북 칼럼을 올리는 정도다. 약 스무 곳에 글을 올리다보니, 업데이트 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처음엔 방문자수와 댓글 수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으나, 요즘은 마음을 비우고 그저 꾸준히 글만 올리는 입장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블로그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 반응에 신경 쓸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내 말이~ “사람들이 많이 오면 되레 글쓰기가 부담됩니다.” 내가 올리는 서평과 개인적인 글을 올리는 공간은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 결국 방문자들에게 신경을 쓰다보면, 글다운 글이 안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에 동감이다. “파워블로거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방문자가 많으면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황급히 글을 써야 하고, 그들이 다는 댓글에 일일이 답을 해주다 보면 시간을 많이 뺏깁니다. 그래서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집니다. 파워블로거는 글과 멀어지는 길이라는 것, 명심하세요. 글쓰기 연습은 비단으로 치장된 화려한 길을 걷는 게 아니라 낙타를 끌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걸어가는 일입니다. 굳은 의지로 그 사막을 통과하는 분만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