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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 갈 곳 잃은 민심, 표류 중인 국가에 던지는 통렬한 메시지
김형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冊 이야기 2016-044
【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 김형오 / 21세기북스
‘국가’는 무엇인가? ‘국가’라는 단어 속엔 정치가나 권력가의 모습이 많이 떠오르는가? 평범한 국민들의 일상의 모습이 떠오르는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국가’라는 이미지는 그리 건강하지 못하다.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지도자, 리더십을 갖춘 리더가 없는 것이다. 나라의 지도자가 누군지 모를 정도의 평안한 삶이 곧 민초들의 천국이라는 고전의 한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리더는 많고도 많은데 건강한 영혼이 실리지 않은 리더들의 천국이라는 표현이 지나칠까?
“이 책을 통해 나는 먼저 비전을 잃어버린 우리 시대에 리더가 갖춰야 할 자격 조건을 살폈다. 리더십이 무너지고 사라진 이유를 짚으면서 리더십의 소생과 부활을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지은이 김형오는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외교안보연구원, 국무총리실, 청와대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1992년 국회에 첫발을 들인 뒤 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국회의 여러 요직을 거친 뒤 스스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이유는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지금은 책을 벗 삼아 살며 대학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민주적 리더십 구현을 위해 그 토양이 되는 정치 구조와 문화의 변혁에 역점을 둔다.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 합의의 정치가 왜 안 되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안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제는 선민의식, 엘리트 리더십이 아닌 시민의식, 대중 리더십의 시대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주인의식이 부족한 국민은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중우 정치, 선동 정치의 표적이 될 뿐이다.”
지도자는 누구인가? 19대 국회 4년 동안의 입법 실적이 역대 국회 중 가장 저조하다고 한다. ‘식물 국회’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 뒤에 숨지 말고 문제 위에 올라타라는 말이 있다. 맞서면 사흘이고, 도망가면 삼년이라는 말도 있다. 왜 우리 정치, 시회지도자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걸까? “근본 원인은 결국 사회적 환경과 잘못된 교육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도자 교육이 전혀 안 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은이는 다시 묻는다. 지도자는 누구인가? “나라의 진정한 지도자는 바로 국민이다.” 따라서 국민이 깨어나고 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아레테’는 기원전 그리스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가치였다. ‘덕’ 또는 ‘탁월함’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원뜻은 용기, 설득력 그리고 명예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아있다. 우리에게 ‘아레테’가 있기나 했는가? 혹시 존재했다면, 그 ‘아레테’는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것이 아닐까? “왜 우리에겐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진 ‘제복다운 제복’이 안 보이는지, 왜 국민 생명과 직결된 부서가 기피 대상이 됐는지를 철저히 진단하는 일이 먼저다.”
지은이가 2014년 10월에 계명대학교에서 열린 실크로드 국제 학술회의의 기조연설에서 한 메시지는 아무리 지금 대한민국이 어렵고 힘들고, 안개 속에서 더듬거리는 것 같지만,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길 바라는 지은이의 염원이 담겨 있다. “오늘 우리는 21세기 새로운 차원의 지구적 네트워크로서의 뉴 실크로드를 다시 조명합니다. 중심은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늘 이동합니다. 내가 있는 지금 이곳이 바로 네트워크의 중심입니다. 시발역이면서 간이역이고 동시에 종착역이기도 합니다. (......) 오늘 이곳에서 로그인한 이 실크로드 네트워크는 관련국 모두가 중심이고 주인공입니다. 침략과 정복, 전쟁의 시대에 굿바이 메시지를 날립시다. 평화와 공존, 번영으로 가는 21세기형 뉴 실크로드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해 손에 손을 잡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