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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겁이 많다 - 손씨의 지방시, 상처받지 않으려 애써 본심을 감추는
손씨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3월
평점 :
『어른은
겁이 많다』
손씨
지음 /
My (흐름출판)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어른아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한
10년
전 쯤에 누가 나에게 ‘어른아이’라는
말을 했다면,
나는
인정을 안 했을 것이다.
몹시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표정관리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누가 나에게 공개적으로 ‘어른아이’라고
하면 인정 할 테다.
그렇게
나는 어려지고 있다.
어려짐을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겁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겁의 존재는 젊었을 때 ‘겁’의
존재와 좀 다르다.
겁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사건,
사고가
많아진다.
자신
혼자 다치는 것도 염려스러운데,
다른
이들까지 해치니까 문제다.
‘겁
없음’은
무모함이다.
상대방의
생명도 해친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래선 안 된다.
생명의
불꽃이 그렇게 사그라져선 안 된다.
한
사람의 생명이 허무하고 비참하게 마감 한 뒤엔 수많은 눈물과 탄식이 남게 마련이다.
나는
내가 내 화를 조절 못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할까 겁이 난다.
더러
내가 나를 못 믿기 때문이다.
생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 없이 살다 가고 싶다.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거창한
걸 말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너무
작은 꿈을 말하면/
포부도
없는 사람으로 여길까 하는 생각에/
일부러
큰 꿈을 말할 필요는 없다/
소박하고
작은 꿈일수록/
꿈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까.” 지금
누가 내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니
스스로 네 꿈이 뭐야?
묻는다.
큰
꿈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덩어리를 일부러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
내
꿈은 현재의 일상을 한 10년
정도 더 하고 싶다.
작은
꿈이 아닐 수도 있다.
환자를
진료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그러다보면
생각지도 않던 좋은 일도 생기겠지.
더러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냥 잘 넘겨야지.
항상
좋은 날씨만 이어진다면 이 땅의 생물들이 살아가기 힘들 듯,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도 굴곡이 있는 법이지.
그렇게
살다 가는 거야.
그래
꿈을 너무 멀리 있는 것을 가르치며 이야기 하지 말자.
그냥
좀 가까운 데 있는 것을 말하자.
꿈과
현실이 너무 동떨어지면 그게 바로 ‘헛된
꿈’이지.
“빨리
가는 것보다/
멈추지
않고 천천히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빨리 걷다 넘어졌다면/
넘어진
김에 잠시 쉬어가자.” 살아가며
조절하기 어려운 것이 많고도 많지만,
삶의
속도만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물론
삶의 속도라는 말이 막연하긴 하다.
빠르다는
것과 벌려놓은 일이 많다는 것을 같은 라인에 두고 싶다.
하고자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이 많을수록 바쁠 수밖에 없다.
몸도
바쁘고,
마음도
바쁘다.
몸은
주인을 잘 못 만나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오롯이
혼자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사람들보다,
큰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안 좋을 수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또한 스트레스를 주고받거나,
음식을
함께 나눔이다.
음주도
한 몫 한다.
‘CEO’급
임원들이 대장암으로 현장에서 물러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창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50대와
60대
초반이라는 점이다.
대장암
발생 최다 연령층이다.
암은
통상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걸린다.
극도의
스트레스,
잦은
육식 위주의 회식과 불규칙한 식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내 몸의 어떤 적신호가 왔을 때,
‘멈춤의
지혜’가
필요하다.
몸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만큼,
마음이
더 바빠진다면 몸은 더 힘들다.
좀
쉬게 해줘야한다.
‘넘어진
김에 잠시 쉬어간다’는
생각은 더 멀리,
힘차게
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항상
하는 일 중 가장 어려운 일/
물건을
쓰고 다시 제 자리에 두는 일/
마음을
쓰고 다시 제자리에 두는 일.” 그래
이 생각은 아직 못해봤다.
물건을
쓰고 다시 제 자리에 두는 일은 간혹 잊지 않고 하는 일인데,
마음을
쓰고 다시 제자리에 두는 일도 필요하다.
중요하다.
마음이
너무 멀리 달아나지 않게 잘 붙들어 둘 필요가 있다.
안
그러면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버린다.
해리(解離)된다.
이 책의 저자
손씨(손동현)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된다.
직설적이지만
솔직한 남자란다.
평범한
일상에서 불쑥 생각난 것들을 메모한 글을 카카오스토리 채널 〈좋은
글봇〉에
올렸다.
솔직담백한
그의 글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65만
독자에게 공감을 얻었다.
평범한
듯한 그의 글들은 따뜻하다.
그리고
비수의 끝이 햇빛에 반사되듯 번뜩이는 날카로움이 함께 한다.
그러나 그 날카로움은 생각은 있었으나 표현을 못한 우리의 마음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