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
놀(다산북스)
1.
사람들은
헤티를 몽상가라고 했다.
헤티가
본 장면들은 모두 환영이라고,
‘바다유리’는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바다유리(Sea
Glass)는
유리병이나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다에서 오랜 세월동안 파도와 모래에 깎여 매끈하고 영롱한 보석 같은 형태가 된 것이다.
다소
불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바다유리가
만들어지는 데는 20~30년
정도가 걸린다.
2.
소설의
무대는 모라 섬이다.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섬이다.
인근
섬하고도 아주 많이 떨어져있다.
마치
작은 왕국 같은 그 섬에 헤티도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섬에서
가장 연장자인 퍼 할아버지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간 후 퍼 할아버지가 한 말이 모두의 마음속에 꽂힌다.
“사흘
동안 연속해서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꿈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너무나
심각하고 사실적인 꿈이라서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얘기해야겠습니다.
여러분,
모라를
향해 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미
오고 있다고요.”
3.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모라의
자랑인 배가 걱정된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점점 더 거세진다.
바다는
흰 물살을 출렁이며 섬뜩할 정도로 강렬하게 움직인다.
폭풍과
거센 비를 견디지 못한 배는 산산조각이 났다.
섬사람
몇이 실종된다.
퍼
영감의 ‘악’이야기가
힘을 얻는 느낌이다.
4.
그래도
헤티는 바다유리를 통해 한 이미지를 본다.
사람의
모습이다.
궁금해진
헤티는 묻는다.
“당신은
누구세요?”
물론
아무 대답도 없다.
폭풍이
다소 갈아 앉는 기미가 보이던 때 헤티는 섬 근처에서 낯선 배를 보게 된다.
노로
젓는 작은 크기의 배였다.
누가
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누군가
배를 이 섬까지 타고 왔을 수도 있다.
그
안에 탔던 사람은 어찌 되었을까?
섬사람들이
섬을 구석구석 살피며 다니던 중,
결국
타지에서 온 사람을 발견했다.
기진맥진한
상태의 자그마한 노파였다.
모두
그 노파 혼자서 배를 몰고 온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헤티가 더욱 놀란 것은 바다유리를 통해 보았던 바로 그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5.
노파는
모라 섬에서 ‘애증’의
존재감이었다.
다행히
기력은 회복했으나 여전히 말이 없다.
소녀에서
숙녀의 경계선에 있는 헤티는 어느 날 크나큰 일을 계획한다.
노파가
몰고 온 배를 몰고 그 노파의 가족들이 있는 섬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대단한
일이기도 하다.
멀기도
하거니와 시시때때로 변하는 바다의 날씨 앞에 거의 목숨을 걸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출발한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그 섬에 도착한다.
섬사람들
모두가 놀란다.
헤티는
그곳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노파의 가족을 통해 어떻게 그 노파가 모라 섬까지 왔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주변이야기를 들으며 헤티는 다시 한 번 결심을 한다.
예감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바다에선
계속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바다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난 그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어떤
속삭임으로 남을까?
어떤
이야기가 남겨질까?
내가
떠난 그 자리,
당신이
떠난 그 자리는 그렇게 흔적으로 남는다.
아니
흔적이라도 남으면 다행일까?
그래도
못내 아쉬워 가끔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도 있겠지.
그렇게라도
못하면 너무 안타깝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