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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 야담 ㅣ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신상필 지음 / 현암사 / 2015년 8월
평점 :
『가려
뽑은 야담』
신상필
/
현암사
1. 아주
먼 옛사람들의 언어생활은 서로 필요한 정보에 치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고,
먹고
살아가는 문제 이상 더 중요한 것이 없었을 것이다.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계단식 연령 충 구조가 형성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걸어 온 인생의 여정에서 보고 듣고 겪은 것이 많다.
이렇다한
오락거리나 소일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에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는 재주꾼이 있는 곳이면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갔다.
2.
조선시대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귀와 입으로 오고 갔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더욱 빨리,
멀리
전해져갔다.
이야기꾼에는
세 부류가 있었다.
강담사(講談師)는
원래 말재주가 뛰어나 자신이 경험하거나 전해들은 내용을 새롭고 실감나게 구성하여 들려줬다.
강창사(講唱師)는
마치 사람들 앞에서 판소리를 들려주듯이 이야기를 장단과 가락에 곁들여 노래로 불러줬다.
강독사(講讀師)는
사람들이 즐겨 읽던 이야기책을 손에 들고 혼자서 연기를 하듯이 읽어줬다.
3.
조선
후기에 들어와선 이 이야기들이 문자화되기 시작한다.
‘야담(野談)’
‘야담집(野談集)’이
만들어졌다.
19세기엔
300편
전후의 작품이 수록된 ‘3대
야담집’으로
일컬어지는 편자 미상의 『청구야담』과
『계서야담』,
이원명의
『동야휘집』이
출현할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 사람들 간의 교류가 매우 활발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다양하게 바뀌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된다.
4.
이
책은 야담집 가운데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뽑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이한
것이다.
조선
시대를 살다갔던 사람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모습이 흥미롭게 담겨 있다.
5.
이야기들을
소주제로 묶었다.
사랑,
거지
양반,
재주꾼,
재물,
여성,
기인
그리고 기이한 이야기 등이다.
‘사랑’이
문학의 소재가 된 것은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었다.
‘보쌈’하면
여인들을 상상하는 것이 정상이다.
보쌈
당한 총각이야기는 의외로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영남
지방의 어떤 진사가 도둑의 두목이 된 이야기는 그 시절 삶의 모습을 짐작해보는 시간도 된다.
도둑의
부두목쯤 되는 이가 진사에게 자기소개를 한다.
하는
짓은 도둑질인데,
‘도둑’,
‘훔친다’는
표현을 안 하고도 자기소개를 멋들어지게 한다.
“저는
만 리나 떨어진 바다 위의 섬에서 수천 명의 무리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복이 없는 팔자로 태어났는지라 다른 사람의 남는 물건이나 쌓아 둔 재물을 가져다가 쓰고,
먹거나
입는 것 모두를 남들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