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샘터10월호 / 샘터

 

 

10월은 고운 우리말로 온누리달이라고 한다. 가을 가득한 온누리에 달빛 고운 달이란 뜻이다. 10이달에 만난 사람SNS 공감 신인 하상욱이다. 하상욱 작가가 지난 2013년 출간한 2권의 시집 서울시는 무려 16만 부나 팔렸다고 한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시집 4위에 올랐다. 하상욱 작가가 마음에 담고 있는 화두는 공감이다. 그는 공감을 이렇게 정의한다.소소하지만 생각보다 소소하지 않은 것, 내 삶에 들어온 것처럼 느끼게끔 하는 것, 남의 이야기 구경이 아닌 내 이야기 같은 것.”

 

 

 

독립출판 이야기도 흥미롭다. 종이책의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은 괜찮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해리 포터오두막의 첫 원고는 문전박대와 자비 출간이었다. 대박을 놓친 출판사는 그저 냉수만 들이마시고 있을지 모른다.일 년 동안 써온 에세이 원고를 고치고 고쳐서 여러 출판사로 메일을 보냈다. 출판사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바로 이런 원고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장 계약 합시다라고 하지 않았다. 무심하게도 아무 응답이 없거나 거절 메일을 보내왔다.” 물론 대박을 예상하고 책을 내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내가 쓴 글을 책으로 엮어보고 싶었을 뿐이었을 것이다. 어려운 작가군이나 작가 데뷔자들을 위해 출판을 해주고 판매, 유통까지 대행해주는 독립출판 책방들이 늘고 있다. 독립출판 서점, 오디너리 북샾 김정은 대표와의 인터뷰기사 내용이다. 독립출판 서점을 찾는 고객들은 30대 여성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대형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들을 보러 온다. 교보문고나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등에는 없는, 그리고 온라인 서점인 예스24나 인터파크 등에서도 찾을 수 없는 책들이 주종이다. 독립출판 서점은 서울 홍익대 근처와 대학로, 용산 등지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흰구름 러브레터 일상에 스민 영성이야기도 좋다. ‘언제 한번 내가 진실로 겸손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자주 들만큼 겸손이란 끝없이 갈고 닦아도 어려운 덕목 중의 하나이다. 자기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꿈을 키우되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인정하되 남 앞에서 일부러 떠벌리거나 자랑하지 않는 자연스러움, 함부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 마음과 태도,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떳떳하게 인정하는 온유함, 실수했을 적엔 즉시 용서를 청할 수 있는 용기 또한 겸손일 것이다.”

 

 

 

 

저자와의 대화코너엔 최근 행복을 인터뷰하다라는 책을 펴낸 정신과 의사 김진세 박사의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다. Q : 인터뷰이들 모두 어떤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이들이었다. ‘뭔가를 성취한 자만이 행복할 수 있는것처럼 보일 수 있겠던데.. A : 고민을 많이 했다. 성취에는 양면성이 있다. 성취했을 때 만족감이 있다. 그러나 그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성취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행복할 것 같은가라는 설문 조사에서도 미래의 행복을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현재 행복한가에 달려있다고 나온다. 물론 사회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서 행복 유전자를 찾는 건 쉬운 일이다.

 

 

 

 

나희덕의 산책도 빼놓지 않고 보는 칼럼이다. 이달엔 카프카가 주인공이다. “카프카는 생전에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그래서 프라하 도심에는 그가 글을 썼던 장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체코 프라하 황금소로 22번지이다.” 황금소로 22번지는 특히 규모가 작아서 방 하나 크기에 불과했다. 그는 낮에는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한 뒤에는 밤늦게까지 여기서 글을 썼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로부터 독립하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카프카는 끝내 자기만의 집을 갖지 못했다. 몇 번의 연애와 약혼 역시 번번이 파경에 이르고 말았다. 결혼에 대한 두려움 못지않게 카프카를 괴롭혔던 것은 유난히 자기 검열이 강한 성격이었다. 그는 폐병으로 숨을 거두기 전, 가까운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의 원고를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언을 지키지 않은 친구 덕분에 카프카의 작품들을 오늘날 우리가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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