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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1 : 도원결의 - 모종강본 원문 대역 ㅣ 삼국연의 (모종강본 원문 대역) 1
나관중 지음, 모종강 엮음, 박기봉 옮김 / 비봉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삼국연의』 (1,2) 나관중 / 비봉출판사
_삼국지(三國志)와 삼국연의(三國演義)는 어떻게 다른가?
이 책의 역자 박기봉에 따르면 〈삼국지〉는 중국 삼국시대(서기 220~280년)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史書)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라고 한다. 이에 반해 〈삼국지통속연의〉, 〈삼국지연의〉, 〈삼국연의〉 또는 줄여서 간단히 〈삼국(三國)〉이라고 불리는 책은 사서(史書)가 아니라 〈소설(小說)〉임이 그 책 이름에 분명히 나타나있다. 〈연의(演義)〉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사서(史書)의 내용이나 역사적 사건 등에 작가의 상상과 허구를 보태서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이야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때까지 국내에 출간 된 삼국지(三國志)는 책의 제목부터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국내 출판 시장이 미처 자리 잡기 전 일본서적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관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외국작품을 일본인들이 번역하고, 그 책을 일본어 해독이 가능한 자가 다시 번역을 하다 보니 책 제목은 물론 내용까지도 아리송한 스토리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_왜 현재 〈삼국연의〉의 정본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나관중본이 아니라 모종강본인가?
나관중이 편차(編次)한 〈통속연의〉가 최초로 발간된 명나라 중엽(1522년)에는 이미 삼국시대에 관한 이야기가 설화나 희곡 등의 민간 예술 분야에서 크게 유행하고 이야기책까지 발간되었었다. 그런데 죽은 지 이미 130년이나 된 사람의 이름으로 된 〈통속연의〉에 대해 궁금한 점은 편차한 사람에 대한 소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통속연의〉의 원저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나관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또는 실제 저자에 대해서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그 후 여러 사람들이 각기 평을 붙이거나 문장을 수정하여 〈나관중 지음〉으로 표시한 판본들이 무려 20여 가지나 유행했다. 이런 상황에 청나라 초기에 모종강과 그의 부친 모륜이 〈통속연의〉를 대폭 손질해서 문학작품으로서의 예술성을 한껏 드높였다. 모종강본이 등장하자 다른 판본들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 후 300년이 넘는 지금까지 세상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은 이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뿐이다.
_이 책의 장점은?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를 최초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완역했다는 점이다. 이 〈삼국연의(三國演義)〉세트가 출간되고 난 후 국내 각 언론들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초의 삼국연의 완역본.” 〈충무공 이순신 전서〉,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조선상고 문화사〉등을 번역 소개한 박기봉(비봉출판사 대표)씨가 모종강본 〈삼국연의〉를 최초로 완역했다. _조선일보
“본서는 번역문 속에 중요하거나 회자될만한 명구절들의 원문을 병기하고, 또 원전 한문 전체를 따로 네 권에 담아 일일이 주석까지 달았다. 특히 한문을 배우거나 중국문학을 배워 고전인 〈삼국연의〉를 원문으로 읽어보려는 독자들이 반길 것이다.” _한겨레
“국내 〈삼국연의〉 번역본들 중 최고의 번역본이자 완성본.” “서시평. 협평의 〈삼국연의 읽는 법〉까지 번역했다.” _문화일보
1,2권엔 도원결의(桃園結義)와 천하동란(天下動亂)이 담겨 있다. “무릇 천하대세란 갈라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갈라지는 법”으로 시작된다. 주(周)말기에 일곱 나라로 갈라져 서로 싸우다가 진(秦)으로 합쳐졌다. 한 나라는 고조 유방이 흰 뱀을 베어 죽이고 봉기하여 천하를 하나로 합쳤는데, 그 후 광무제가 중흥시켜 헌제까지 전해졌으나, 마침내 세 나라로 갈라지고 말았다. 책은 사실(史實)과 스토리가 적절히 배합되어있다. 삼국지 다른 번역본은 스토리로 시작해 스토리로 끝난다. “티끝 자욱한 이 땅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 그 한 바탕 꿈을 꾸미고 보태 이야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이에 익숙한 독자는 그 마음이 가는 대로 따를 일이다. 그러나 사서(史書)에 기초한 〈삼국연의〉를 읽는 것은 더욱 깊은 맛이 있다.
모종강은 〈삼국지 읽는 법〉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삼국연의〉를 읽는 것은 〈수호전(水滸傳)〉을 읽는 것보다 낫다. 〈수호전〉의 내용은 사실에 근거를 둔 것으로 환상적인 〈서유기〉보다는 그래도 비교적 낫지만,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무엇이 생겨나고, 또 멋대로 생겨났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기도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에 반해 〈삼국연의〉는 일정한 사건을 서술함에 있어서 고치거나 바꿀 수 없는 여지가 없으므로 끝내 창안해 내기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수호전〉은 〈삼국연의〉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