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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72
요나스 하센 케미리 지음, 홍재웅 옮김 / 민음사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冊 이야기 2015-130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요나스
하센 케미리 /
민음사
이 소설은 주인공 아모르의 내면
모놀로그 형식으로 되어있다.
첫
장을 열면 두 사람이 책 제목에 시사되었듯이 그들의 형제(친구)들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이 묘사된다.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한다. :
방금
전 정말 황당한 일이 일어났어.
들었어?
한
남자가 있었는데 말이야.
차가
한 대 있었는데 말이야.
두
번이나 폭발이 일어났어.
시내
한 가운데서..”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한다. : 아니,
아무도
잡히지 않았어.
의심받는
사람은 없어.
아직은
아니야.
그런데
이제 시작한다.
너희
준비해.”
이 작품은
2010년
12월
11일
서울의 명동거리나 마찬가지인 스웨덴 스톡홀름 드로트닝가탄에서 실제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가 배경이다.
용의자는
스웨덴에 이민 온 이라크 출신 압둘와하브로 밝혀졌다.
폭탄을
채워놓았던 압둘와하브의 자동차가 폭발을 일으키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붐비던 시내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압둘와하브는
폭탄을 넣은 백팩을 메고 배에 폭탄을 두른 채 백화점과 상점이 운집한 시내 중심가를 뛰어가던 중에 폭탄이 터져서 죽었다.
이백년
넘게 어떠한 전쟁과 분쟁도 겪지 않은 중립국가인 스웨덴이었기에 그 내부적인 파장이 더욱 컸다.
“에이,
빌어먹을,
샤비한테
대체 뭘 기대한 거야?
놀랐어?
우린
인종차별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쟤네들이 인종차별주의 정당에 투표하는 게 당연하잖아.”
소설의 주인공인 아모르는 친구
샤비로부터 자살폭탄 테러 소식을 접한 후 사건 발생 장소를 찾아간다.
아모르는
실제로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스톡홀름
시내와 거리에서 자기 피부색과 머리 색,
이름
때문에 심한 자의식을 느낀다.
마치
자신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몹시
혼란스럽다.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
한다 :
며칠
납작 엎드려 있어.
집에서
나오지 마.
불은
꺼 두고,
문은
꼭 잠가.
차양을
비스듬하게 쳐서 밖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너희들은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잘 조절해 둬.
텔레비전
케이블은 빼 두고,
전화기는
꺼 두고,
신문은
바로 재활용 통에 갖다 버려.
모든 게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
아모르는 스웨덴에 살고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이
소설의 작가 요나스 하센 케미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1978년생인
작가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튀니지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03년에
발표한 「빨간
눈」이
이듬해 베스크셀러가 되면서 스웨덴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급성장한다.
「빨간
눈」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연극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는
작가가 공연을 염두에 두고 쓴 희곡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이 출간되고 나서 2013년
1월에
말뫼 시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꽤 여러 곳에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어제는
지나간 역사,
내일은
알 수 없는 신비,
하지만
오늘은 선물이라네..”
(이
부분은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에
나오는 대사다.)
“집을
나서면 너희는 더 이상 너희가 아니야.
바로
그 순간 너희는 대표자로 바뀌는 거야.
그러니까
주변에 녹아들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특히 중요해.
어떤
것에든 그리고 누구에게든(애완동물과
쇼윈도 마케팅을 포함해서)
미소를
보여 주도록 해.
최대한
정상적으로 걸어.
누가
문을 잡아 주기라도 하면 감사하다고 크게 말해.
너희
때문에 미안하다고 사과해.
전철에서는
소곤소곤 얘기하고,
극장에서는
조용히 웃고,
마치
보이지 않는 가스처럼 변해서 행동하도록 해.”
짧지만 몰입이
필요하고,
임팩트가
강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