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난, 마오로드 - 신이 된 마오쩌둥 나남신서 1795
서명수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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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16

 

후난 마오로드서명수 / 나남

 

 

홍커’(紅客)

 

지금 중국은 붉은 색의 새로운 흐름이 있습니다. ‘홍커’(紅客)입니다. 중국 혁명의 성지를 찾아 나서는 여행객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이 찾는 대표적인 성지는 마오쩌둥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마오쩌둥의 고향마을이자 옛집이 있는 샤오산10여 년 전부터 마오 주석의 혁명 흔적을 찾아 나선 붉은 여행객들로 넘쳐나고 있답니다. 붉은 여행 열풍은 마오쩌둥 주석 탄생 120주년을 맞이한 201312월에 절정에 이릅니다.마오 주석의 생가가 있는 후난성 샤오산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전 중국의 붉은 여행객이 8억여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이에 2년 앞선 2011년 중국공산당 창당 90주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빚어졌다.”

 

 

중국 현대사 속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현대사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을 제외하면 뭐가 남을까요? 중국을 모르면 세상의 절반에 대해 눈을 감는 것과 같다. 그것은 마오쩌둥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신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의 중국, 중국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마오쩌둥과 중국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의 붉은 여행은 우리나라의 국토순례 행사처럼 중화주의라는 애국심과 중국식 혁명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한 것은 중국인들이 예전처럼 정부의 시책을 마지못해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중국 인민들(老百性, 라오바이싱)에게 홍색여행을 장려하고 지원하지만, 중국 인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시선이 갑니다. 중국인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주요 혁명 성지 즉, ‘홍색여행지는 마오쩌둥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외에도 꽤 여러 곳입니다.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결국 마오쩌둥으로 초점이 맞춰지는군요.

 

 

 

이 책의 지은이 서명수는 중국통입니다. 지은이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이 눈에 들어온 건 한순간이었다고 합니다. “1998년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베이징 행 비행기를 탄 후, 이어진 남북회담을 취재하고 택시를 탔다가 강제로 베이징 뒷골목 투어를 당했다. 그것이 중국에 빠져들게 한 짜릿한 유혹이 될 줄 몰랐다고 합니다. 톈안먼 앞을 가로지르는 창안제의 화려한 야경 뒤에 숨어있던 베이징 서민들의 삶. 그것은 중국식 만두피 속에 감춰져 있던 만두소를 맛본 것과 같은 끌림이었다.” 지은이는 이 책 외에도 여러 권의 중국 관련 서적을 출간했습니다.

 

 

권력의 화신, 붉은 고추 사랑

 

중국인민들에게 마오쩌둥은 거의 신격화가 되어있군요. “당신들 중국인에게 마오쩌둥 주석은 어떤 사람인가요?”마오 주석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마오 주석은 영원한 영웅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성공한 혁명가지만, 실패한 집권자라는 양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마오쩌둥. 지금 중국인들에게 마오쩌둥은 중국건국의 아버지로 신과 같은 존재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중국인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만나는 마오쩌둥은 권력욕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냉혹한 면도 보입니다. 40여 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혁명 동지이자 고향 후배인 류사오치를 쥐도 새도 모르게 숙청하기 전엔 문화혁명 홍위병들에게 온갖 수치를 다 당하게 하는군요. 자신의 자리를 넘보았다는 겁니다. 마오쩌둥은 류사오치를 2인자로 앉혀줬는데 류샤오치는 오히려 마오쩌둥을 뒷방으로 보내려 했다는 겁니다. 이 과정이 석연치 않습니다. 류샤오치를 주석으로 앉힐 때는 언제고, 류사오치를 어떻게 없애버릴까 궁리하니 나 원 참. 이 과정 중에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혁명인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문화대혁명에 관심이 많습니다. ‘문혁이 녹아들어간 소설도 즐겨 읽는 편이지요. 그 기간 동안에 일어난 인간 심성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문화대혁명은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아마도 홍위병의 역할을 했던 이들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오늘의 나와 오늘의 중국이 있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치를 당한 선생, 교수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요. 따지고 보면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역사의 희생자들이나 그 기막힌 상황의 총 연출자는 황제와 같은 권력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 마오쩌둥입니다.

 

 

이 책은 마오쩌둥이 남긴 삶의 흔적과 정치적 행보의 중심인 후난(湖南)을 중심으로 합니다. 마오쩌둥이 지나간 그 곳을 마오로드(毛之路)라고 부릅니다. 붉은 색으로 시작해서 붉은 색으로 끝납니다. 붉은 길, 붉은 욕망, 붉은 별이 각 챕터의 타이틀입니다. 다른 마오()관련 서적에서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는 붉은 욕망에서 들려주는 붉은 고추이야깁니다. 마오쩌둥에게 붉고 매운 고추는 권력에 대한 강렬한 욕망뿐만 아니라 혁명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끼니때마다 고추를 먹었고 매운 고추를 잘 먹는 사람이 혁명적이라고 여겼다. 마오에게 고추는 붉은 욕망의 상징이었다.” 나는 개인적 성향이 혁명적이진 못하지만, 매운 고추는 즐겨 먹습니다.

 

 

 

재물신(財物神)이 된 마오쩌둥

 

다시 한 번 라오바이싱(중국인민들(老百姓))들에게 마오쩌둥은 어떤 의미인가 정리를 해봅니다. 마오쩌둥 주석의 초상화는 베이징의 톈안먼에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역사상 유례없는 대기근으로 이어진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비극적인 시대를 거친 중국이지만 그들의 가정에서는 어렵지 않게 마오쩌둥 초상화를 발견할 수 있다. 라오바이싱의 집과 식당 혹은 상점은 물론, 적잖은 기업의 사옥이나 사장실에는 어김없이 마오쩌둥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아예 기업의 출입구나 가정집 거실에 별도로 마오쩌둥 주석을 모신 제단을 차려놓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들은 매일 아침마다 마오 주석에게 향을 올리고 절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마오 주석은 중국인들에게 유일신이자 재물신으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마오가 황제였다면 죽은 마오는 신으로 승격이 된 셈입니다. 이 책의 결론은 시작과 마찬가지로 마오와 중국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국의 현주소와 미래를 내다보는 계기라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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