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5-096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조윤제 / 흐름출판

 

1. 정조가 즉위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시독관 이재학과 선전관 이유경과 경연(經筵)을 하던 중 이렇게 물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무슨 말인가?”하니 이유경이 옛글을 익혀 새 글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정조가 다시 말했다. “그렇지 않다. 초학자(初學者)는 이렇게 보는 수가 많은데, 대개 옛글을 익히면 그 가운데서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어 자기가 몰랐던 새로운 것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고전을 공부하는 의미와 목적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은 설명은 없다고 생각한다.

 

 

2. 이 책의 지은이 조윤제는 지금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인문학 전도사이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고전과 별로 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자칭 지식인이니까 최소한 논어정도는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해설서를 읽었고, 원전을 읽을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도 읽어보고 저렇게도 읽어봤지만 크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었다.

 

 

3. “최근 들어 인문학이나 고전과 관련한 수많은 책들이 나오고, 경영 혁신의 기반이자 수단으로 인문고전이 각광받고, 또 많은 기업에서 인문학적인 지식기반을 갖춘 인재들을 찾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삶의 변화가 이뤄진다. 변화의 시대에 뒤처져선 안 되겠다는 초조한 마음도 들었다.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인문고전 읽기를 실행했다. 상대적으로 멀리했던 중국고전을 우선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절감했다. 고전 속에 있는 지혜들이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지혜라는 것이다.

 

 

4. 지은이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고전이 고전(古典)인 것은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생명력의 원천은 사람()에 있다. 요즘처럼 물질을 사람보다 위에 두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우선으로 한다.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한다. ()을 지향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깊이, 매우 깊이 생각하며 후세대를 지극히 염려하는 마음에서 쓴 글들이 많다. 자신의 이름을 오래 남기고 싶다고 그 이름이나 그 글들이 오래 남는 것이 아니다. 차분하게 전해지는 그 뜻이 이 마음 저 마음으로 전해지다 보니 오랫동안 숨을 쉬는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되고 삶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져도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기초와 양식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 그 자양분이 고전에서 나오고 있다.

 

 

5. 책은 5챕터로 구성된다. ‘나를 바로 세운다’,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사람을 경영한다’, ‘일하는 원리를 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등이다. ‘창조적 파괴전략으로 유명한 요제프 슘페트는 혁신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원의 결합 방식을 바꾸거나 새롭게 결합해 가치를 높여주는 활동이라고 했다. 학문의 융합을 연상시켜주는 말이지만, 현 시대와 앞날의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고전(古典)’고전(苦戰)’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의 로드맵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의 말로 전환시켜 들어도 무리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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