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 - 우리가 꿈꾸던 마을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박재동 글.그림 김이준수 글,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기획 / 샨티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 2015-079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 김이준수 / 샨티

 

1. 공동체의 치유효과가 있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키나와는 싱싱한 해산물과 환경이외에도 지역 사람들 간의 휴먼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다. ‘휴먼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기업 경영이나 처세술을 연상하게 된다. 좀 더 앞서가는 사람은 다단계 마케팅까지 생각을 한다. ‘휴먼 네트워크를 이 책에선 마을 공동체라고 한다. 물론 둘은 성질이 다르다. 휴먼 네트워크는 지역, 시간 및 장소를 불문하고 연결 될 수도 있지만 마을 공동체는 면대면 만남이다. 오프라인 만남이 키포인트다.

 

 

2. 멋지고 건강한 마을 공동체가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다. 일간지나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치, 사회면만 보면 속이 거북해서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나 맘 놓고 살기 좋은 사회로 바뀔까 염려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을 공동체를 들여다보니 희망이 보인다. 사람들이 맛나게 살아갈 만한 동네가 하나 둘 늘어나다보면 언젠간 이 땅에도 서로에 대한 긴장감과 적대감을 풀고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

 

 

3. 첫 장을 열면 만나는 문장들이 마을 안내를 해준다. “우리는 마을에서 놀고, 먹고, 모이고, 협동하고, 말하고, 예술하고, 교육하고, 일한다.” 그래서 행복하단다. 그런데 그 마을들이 두메산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하늘아래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마을은 저마다의 색깔로 함께 사는 방식을 만들고 있었다. 하나의 방식만 있는 게 아니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러했다. 그리고 성공이나 성장을 목표로 둔 경쟁이나 자본이 요구하는 획일적인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인정하고 꿈꾸는 제각각이 선택한 방식이었다.”

 

 

4. 아파트 공동체 파크리오맘은 잠실나루역 부근의 파크리오아파트내의 공동체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지만, 공동체에 참여한 엄마들은 아파트의 모든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 정도로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 점차 활동 범위와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공동체 때문에 이사를 못 간다고 할 정도다. 20년 이상의 연륜이 있는 마포구의 성미산 마을은 서울에 있는 마을공동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성미산 마을을 보겠다고 매해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부러이곳을 찾는단다. 어린이집에서 (대안)학교까지 만들었다. 사람은 먹으면서 하는 교제가 제일이다. 물론 마음이 편한 사람과 함께일 때라는 전제가 따르지만.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한 수운잡방은 처음엔 커피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공간이었다. 그 후 마을사람들에게 공개했다. 일종의 먹방타운이다. 함께 만들어서 나눠먹는 공간이다. 싱글족들도 외롭다. 혼자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만들었다. 이동하는 마을 이웃 랄랄라가 있다. 셰어하우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의 가장 큰 장점은 연대와 협동이다. 마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 마을 어린이 도서관, 마을카페(사랑방), 마을 강습소, 상담센터 등은 진짜 마을의 모습이다. 이외에도 마을 신문 도봉 N, 예찬길 마을공동체, 창신동 봉제마을, 공릉동 꿈마을 공동체 등등이 소개 된다.

 

5. 인터넷에서 본 스토리인데 이 책에도 나온다. 한 아파트촌에 어떤 가족이 이사 왔다. 그 가족의 아이 하나가 엘리베이터 옆에 이렇게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우리는 000호로 이사 왔어요. 아빠 엄마와 저와 동생, 그리고 강아지가 있어요.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날 그 포스트잇 옆엔 수많은 노란 포스트잇들이 붙었다. “우리 집은 몇 호인데 반갑다. 우리는 강아지가 두 마리가 있단다. 보면 인사하고 지내자.” “우리 집은 할머니도 계셔. 우리 집에 놀러 와.”...... 사람이 살아가는 모양의 시작은 마을이었다. 공동체였다. 그런 면에서 도시는 기형적인 구조다.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건, 사고는 거의 도시에서 일어난다. 그렇다고 흩어져 살기엔 너무 늦었다.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공동체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빨리 자랄 필요는 없다. 천천히 오래 갔으면 좋겠다. 깊이 뿌리를 내려서 우리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이 자라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토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