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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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49

 

야수의 나라김나영 / 네오픽션

 

1. “늦은 밤 시골 논둑 사이에 비닐하우스만 홀로 불을 밝혔는데, 그 앞이 고급 외제차로 만원이다. 채 서른 가구가 살까 말까 싶은 촌구석에는 당최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다.” 로 시작한다. 용팔은 우연히 자신이 도박판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도박판은 아니었다. 미장일을 공치는 날에 다른 일꾼들과 어울려 재미삼아 가끔 포커 게임을 하던 중 자신에게 도박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친다.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도박이 본업이 된 것은.

 

 

2.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하는 것이 도박판의 흐름이다. 어차피 우리네 살아가는 삶이 그렇다. 그런데 그 노름 바닥은 한 번 빠지면 좀체 벗어나기 힘들다. 용팔은 얼떨결에 하우스까지 가서 전 재산을 다 잃는다. 그러는 와중에 사람을 알게 되고, 역시 얼떨결에 아이를 떠맡게 된다. 아직 총각이다. 그런데 애부터 생겼다. 물론 남의 애지만.

 

 

3. 오사장과 그의 딸 선영이 스토리는 더 안타깝다. 도박으로 가정이 풍비박산이다. 그 후 뭉친다. 용팔과 떠맡은 아들 재휘와 불운의 가정에서 남은 선영이 합세한다. 그렇게 스토리의 중심이 잡힌다. 큰 도박판은 돈 다음에 목숨이 오간다. 그네들의 눈빛과 마음빛깔은 여느 사람들과 확연히 다르다.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애틋하게 일어나는 감정도 있다.

 

 

4. 소설의 템포가 빠르다. 카드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한 번도 카드를 만져 본 적이 없는 독자도 그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긴박감 뒤에 이어지는 반전이 카타르시스다.

 

 

5. “이 글을 준비하면서 카지노를 답사하고, 딜러를 인터뷰하고, 전직 불법 도박장 사장과 은밀히 통화했던 그 경험들, 그 잠시 잠깐 엿본 신세계를 독자 여러분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잠깐의 여행을 하듯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은 서재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작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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