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충돌하는가 - 21세기 최고의 문화심리학자가 밝히는 갈등과 공존의 해법
헤이즐 로즈 마커스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5-029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헤이즐 로즈 마커스 외 / 흐름출판

 

자아의 두 얼굴

 

1. 살아가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 땅에 무엇 때문에 태어났는가?” 한번쯤 생각 안 해보고 사는 사람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철학이 탄생했다. 그렇다고 철학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질문은 너무 안 해도 탈이고, 너무 많이 해도 문제다. 그럼 한 단계 레벨 업을 해서 자아란 무엇인가? 자아는 꼭 있어야 하는 존재인가?” 묻는다면 어떨까? 이 책에선 자아(self)’를 외부 세상과 내면 세상에서 행동하고 반응하면서 어느 정도 영속적인 단일 행위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의 자아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끊임없이 써 내려가는 삶이라는 서사시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사고하고, 느끼고, 학습하고, 상상하고, 기억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우리 모두의 일부라는 것이다. 자아가 있기에 우리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연결 지을 수 있다. 경험을 통해서 의미를 깨닫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2. 이 책은 행동과학자와 심리학자의 공동작품이다. 키워드는 자아, 충돌이다. “우리 내면에는 다양한 종류의 자아가 살고 있는데, 이들을 크게 두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독립적 자아(independent self)와 상호의존적 자아(interdependent self).” (p.019) 독립적 자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독립적 자아는 자기 자신을 개별적이고, 고유하고, 다른 자아와 주변 환경에 영향력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나름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 스스로 대단한 존재감의 소유자라고 자찬한다. 이러한 독립적 자아는 미국의 주류 문화가 지배적으로 양산한 자아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3. 그렇다면, 상호의존적인 자아는? “스스로를 관계 지향적이고, 다른 자아들과 비슷하고,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전통과 의무에 따르며,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본다.”(p.020) 이 두 가지 유형의 자아(독립적 자아 : 상호의존적 자아)를 정리하면 이렇다. 개별적 : 관계 지향적, 고유한 :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 적응하는, 자유로운 : 뿌리 내린, 평등한(그러면서도 대단한) : 수직적인.

 

 

4. 저자는 이 두 가지 유형의 자아를 여러 곳에서 비교하고 있다. 가슴과 머리, 동양과 서양. 문화 사이클 속에서, 남녀에서, 인종 및 민족문화, 계층 간의 격차인 사회경제적 문화에서, 사는 곳과 가치관의 차이 즉, 지역문화에서, 믿음의 문화인 종교, 관료주의, 북반구와 남반구의 문화 등을 열거하면서 마지막으로 나의 세상과 당신의 세상을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로 마무리한다.

 

 

 

 

 

5. 마지막 챕터인 공존에서 프리다 칼로의 초현실주의 자화상이기도 한 두 명의 프리다(The Two Fridas)가 소개된다. 이 그림을 보고 있자면 겉으론 드러난 두 사람 사이의 심장이 시선을 붙잡는다. 저자는 이를 자아의 대립과 갈등이라고 표현한다. 하긴 두 종류의 자아중 하나만 자리 잡으라는 법이 없다. 둘 다 공존할 수 있다. 어느 자아가 도드라지게 드러나느냐의 차이다. “독일계 유대인 아버지와 멕시코계 가톨릭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칼로는 기존 성의 역할과 예술적 전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을 통해 자아의 내면과 외면, 남성과 여성, 유럽과 멕시코, 부자와 가난한 자, 현대와 전통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대로 드러냈던 것이다.” (p.391) 두 가지 자아가 손을 잡을 시간이다. 좌냐 우냐 가르듯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은 건강하지 못하다. 내 안의 두 자아가 어깨동무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겠나? 이 책은 타인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우선 내 안에 있는 자아들이 화해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다음에 시선을 외부로 돌려야 한다. “다양한 문화와 자아를 모두 포용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과제다. 그러나 지구가 더 작아지고, 평평해지고, 뜨거워지면서 다양성을 두려워하고 외면할 시간적 여유가 우리에게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이제 창조적이고, 협력적이고, 평화로운 21세기 세상을 위해 문화 간의 충돌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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