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홍의 황금시대 - 긴 사랑의 여정을 떠나다
추이칭 지음, 정영선 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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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4-249

 

샤오홍의 황금시대추이칭 / 자음과모음

 

1.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사람이라는 호칭은 이 땅에 머무른 시간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 그 시간 동안 삶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열심히 산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일찍 안 갔으면 더 좋은 무엇인가를 남기지 않았을까 아쉬워하게 된다.

 

2. 샤오홍이라는 여인이 있다. 1911년 흑룡강 성 후란 현에서 출생했다. 1926년 하얼빈 여자제일중학교에 입학하면서, 5.4 운동의 영향이 남아 있던 상황 속에서 중국 및 외국의 문학 작품을 접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루쉰, 딩링과 같은 당대의 지성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수많은 작품을 써내려갔다. 1942년 전운이 가득했던 홍콩에서 폐병으로 31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딩링(丁玲)이후 가장 뛰어난 여성작가로 꼽힌다.

 

3. 이 책은 추이칭(垂靑)이라는 젊은 작가가 샤오홍의 행적을 더듬어 올라가면서 쓴 일종의 샤오홍 평전이다. 한 편의 소설처럼 세심하면서도 미려한 문체로 써내려가고 있다.

 

4. 샤오홍의 어린 시절은 그리 평탄치 못한 것으로 그려진다. 부모의 사랑보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아이에게 할아버지라는 존재는 그리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행적들은 그리 순탄치 못하다.

 

5. 책의 큰 줄기는 그녀의 사랑이다. 사랑할 대상, 사랑해주던 사람들. 결혼할 뻔했던 사람과의 결별 후 만난 신문사 편집부 직원이었던 샤오쥔과의 만남은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샤오홍의 반응이다. “그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하자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 눈뜰 기운조차 없었어.”

 

6. 이런 부분은 지은이가 젊은 작가라는 점을 잊게 만든다. ‘둘이 너무 사랑하고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자만심 때문인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 해서는 안 될 말까지 쏟아냈다. 왜 우리는 낯선 사람들에게는 상냥한 낯빛을 하면서 정작 가까운 사람에게는 모진 말로 상처를 주는 걸까?’

 

7. 그 빈 마음에 사랑을 담기위해 애썼던 여인,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여인 샤오홍. 사랑을 갈구했던 만큼 여린 가슴의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던 여인. 짧은 생애동안 100

편의 작품을 남기고 간사람. 그 삶은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빛나는 작품을 남기고 간사람 샤오홍.

 

8. 책의 후반부는 중국의 대문호 루쉰 과의 교감이 그려져 있다. 샤오홍이 남긴 글과 작가의 상상력으로 보게 되는 루쉰의 일상이다.

 

9. 글 쓰는 일이 녹녹치 않은 작업이지만 원래 이런 글은 쓰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의 삶을 그저 그려내는 것으로 부족하기에 사람과 사람과의 갈등이나 내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지은이는 균형감을 갖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샤오홍에 관한 다른 이들의 책과 글을 최대한 참고한 노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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