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 이야기 2014-225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마이크 리에라 / 더퀘스트
1. 10대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의 학업능력 못지않게 그 심성까지도 살피기 바쁘다. 어떤 친구들을 사귀고 있는지, 아이의 생각 속엔 무엇이 담겨 있는지 늘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접근하면 아이들은 도망 가버린다. 그렇다고 멀리서만 바라보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2. 아이들의 십대는 그 고유의 잠재력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성장과정 중 고집을 부리고 반항하는 경우를 접하는 부모 입장에선 속이 탄다. 성질대로 하다간 부모, 아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고 내버려두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연구에 따르면 억압보다 방임이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3. 부모들에게 자녀와 소통하는 관계의 지혜를 전하는 미국의 교육전문가로 소개되는 저자 마이크 리에라는 ‘십대의 삶에서 부모는 관리자 자리를 버리고 조언자로 전향해야 한다’고 전한다. 즉, 통제에서 교감과 영향력으로, 관계의 무게중심을 옮기라는 이야기다.
4. 아이들의 생활주기와 부모의 생활주기가 다를 수 있다. 아니 다른 것이 대부분이다. 주로 밤에 깨어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어한다. 반면 부모는 대부분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아이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아이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안정된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십대들의 생체리듬이 늦은 밤에 왕성한 것을 감안하면,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 역시 그렇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5.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쥐어짜서 아이에게 담아주려고 해도 아이의 마음에 비친 부모의 이미지가 어떠냐를 생각해 봐야한다. 아마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충고 어린 잔소리를 해도 마찬가지 마음일 것이다. 우선 부모가 바로 서야 한다. 바로 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꾸짖거나 타이르더라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진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먹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6.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더 이상 부모의 조언을 간절히 원하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시간이 더 지나면 오래가는 슬픔이 된다. 하지만 아이는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성숙해진다. 십대는 독립심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몇몇 실수를 직접 저질러봐야 한다. 한편 부모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십대가 자기애를 내세우는 모습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부모와 다시 교감하고 싶다는 간접적인 요구를 감정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7. 저자가 십대들과 종종 의사소통의 단계에 관해 토론했던 내용 중 십대들이 단계나 위계를 좋아한다는 것에 착상해 ‘인간관계의 5단계’를 생각해냈다. 참고할 만하다.
1) 버스 정류장 단계 : 버스 정류장에서 최근의 야구경기 점수나 최근 개봉한 영화, 날씨 같은 개인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뉴스나 주제에 대해 말한다. 버스가 올 때까지 나눌법한 대화 단계다.
2) 잡담단계 : 사람들의 삶에 관한 재미있는 사건, 사소한 사건, 소문, 부풀린 이야기 등을 화제로 삼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3) 아이디어나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 : 마음을 터놓고 상대방의 아이디어나 신념에 동감하고, 상대방의 감정까지 배려하고 인정하는 토론의 마당이다.
4) 감정을 공유하는 단계 : 상대방과 감정을 공유하고 탐구하는 단계다. 함께 이야기하며 크게 웃거나 눈물을 흘릴 수 있다. 억압된 감정을 분출하거나 상처 입은 감정을 고백하기도 한다.
5. 본모습 단계 : 이 단계는 거의 말조차 필요 없이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시간이다. 성숙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상대방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감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