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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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4-224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윤신영 / MiD(엠아이디)

 

1. 지구상의 생물 중 끊임없이 번식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아닐까싶다. 물론 다른 종()도 있다. 그러나 그 종들 역시 인간을 위해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거기까진 생각을 못하고 있겠지만.

 

2. 세상에서 사라지는 언어, 물건, 습성..생물체는 모두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 책은 늘어나는 것이 아닌, 줄어들다 못해 사라져가는 것들이 그 이슈이다.

 

3. 도시공학, 생명공학, 환경학을 공부한 저자 윤신영은 특별히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지극하다. 과학 분야 공부를 했지만 인문학 동네도 두루 다닌 흔적이 보인다. 그의 글들엔 문학, 철학, 문명비판이 뒤섞여있다. 혼종 에세이집이다.

 

4. 여러 종의 동물이 릴레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인간이 박쥐에게, 박쥐가 꿀벌에게, 꿀벌이 호랑이에게, 까치가 남긴 쪽지 글, 돼지가 고래에게 안부를 묻는다. 고래가 비둘기에게, 비둘기가 십자매에게 등으로 이어진다. 3부에선 생의 태()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네안데르탈인이 등장한다.

 

5. 편지의 발신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수신자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더 많이 염려하고 궁금해 한다. 꿀벌에게 도착한 편지 중 일부다. “무엇보다 당신은 집단 지성을 통해 체계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복잡한 소통을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개채 하나하나가 수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개체를 설득할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뜻입니다. 토마스 실리의 꿀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는 그렇게 구성원의 내부 의견을 종합해 군집 전체가 특정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개보다 못한 인간이 아닌 꿀벌보다 못한 인간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6. ‘쉽고, 단순하고, 명쾌하며 결론만 간단히 남는과학의 글들에 익숙한 이들에겐 다소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는 문체다. 그러나 그 깊이마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외국의 유명 과학저널이나 웹 사이트 또는 유명과학자들을 만나거나 메일을 통해 얻어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글을 쓰고 있다.

 

7. 사회적, 생물학적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지난 20145사이언스에 실린 기사는 자원의 축적이 인류문명을 가속시킨 것이라는 견해에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0년대 이후의 새로운 고고학 연구를 보면,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사람들에게서도 불평등이 만연했다고 합니다. 일부 사람들이 먹을거리가 많이 몰린 지역에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서 먹거리를 독차지하고, 부유층 상위 8%안에 드는 사람의 무덤을 보면, 바퀴도 발명되기 전 시기에 400km이상 떨어진 곳에서나 구할 수 있는 구한 조개 장식물을 머리에 두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자원의 불평등한 배분은 곧 자원을 더 소유한 사람의 권력으로 연결됐습니다.”

 

8.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종()들의 공통점은 인간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 욕심과 그 영역이 늘어나면서 사라져가는 종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지구상에 인간의 손과 발이 안 닿은 곳이 얼마나 남았는가? 그것도 부족해서 달과 행성들에게까지 손발을 뻗치고 있다. 과학의 발전을 앞에 세우고 그저 파헤치기만 하고 있다. 무릇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기위해 이 책을 가슴에 품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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