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 이야기 2014-192
『2030 기회의 대이동』 최윤식. 김건주 / 김영사
1. 《인간의 조건》이라는 제목의 책이 여러 권이다. 그 중 에릭 호퍼를 생각한다. ‘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미국의 사회철학자인 에릭 호퍼. 1902년 독일에서 태어난 호퍼는 어렸을 때 시력을 완전히 잃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15세 무렵 기적이 찾아왔다. 다시 시력이 살아난 것이다. 정상적인 교육은 못 받았지만 많은 책을 읽었고, 책을 쓰기까지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급변의 시대에 미래를 이어갈 사람은 계속 배우는 학습자다. 배움을 끝낸 사람에게는 과거의 세계에서 살아갈 기술밖에 남아 있지 않다.” - 《인간의 조건》 중에서
2. ‘변화’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그 빠름에 놀라고 범위에 놀란다. 초초스피드, 광광대역이다. 그러나 대부분 바라보는 사람들, 그 변화의 흐름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은 느긋하다. 속도감을 별로 느끼지 못하니 긴박감도 없다. 그냥 살아간다.
3. 그래서 저자들이 나섰단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가 이 책의 존재 이유들이다.
4. 그렇다고 이 책에서 굉장한 답을 바라는 것은 내려놓아야 한다. 변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변화를 바라보는 제대로 된 시선을 갖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 책은 크게 세 묶음으로 구성된다. 1장 ‘땅의 이동’은 지구촌 단위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거대한 힘의 이야기다. 모든 나라, 지역에 공통된 사항이지만 한반도, 한국사회 역시 지구촌의 거대한 변화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땅의 이동’을 읽어내는 눈, 시야가 필요하다.
6. 2장 ‘과녁의 이동’은 거대한 땅의 이동 위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러 요소에 관한 이야기다. 가까운 미래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끼칠 변화의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모습이 어떠한지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3장 ‘활’의 이동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준비에 관한 이야기다.
7. “기회는 사라지거나 축소되지 않는다. 단지 이동할 뿐이다.” 내게 행운이 코앞에 왔다가 사라졌다. 아주 없어졌는가? 아니다. 다른 곳(사람)으로 갔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긴가민가 했을까. 의심을 했을까? 내게 온 행운에 대해 말이다.
기회 역시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8. “모든 지식이 변화의 방향과 속도 등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는 기존 지식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판단을 흐리게 한다. 지금까지 부를 창출했던 지식이었는데 돌연 부를 잃게 하는 지식으로 변한다. 따라서 미래사회의 부의 이동을 추적하고 선점하려면 지식에 냉정해져야 한다. 새롭게 부를 창출하는 지식과 부를 잃게 하는 지식을 구분해야 한다.”
9. 내가 변화에 대해서 궁금해 하건 무심하건 간에 변화는 앞질러간다. 그 변화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미래가 보일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는 한 라인에 있다. 단지 속도만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