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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강요 (천줄읽기) ㅣ 지만지 천줄읽기
게오르크 W.F. 헤겔 지음, 서정혁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1년 10월
평점 :
冊 이야기 2014-172
『법철학 강요』 게오르크 헤겔 / 지만지(지식을 만드는 지식)
1. 헤겔은 독일 관념론을 창조적으로 정리한 철학자로 평가된다. 헤겔은 세계사를 정신이 자기를 전개해 가는 기나긴 여정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헤겔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변증법’이다. 보통 변증법은 정-반-합의 도식으로 이해되긴 하지만 이를 그대로 헤겔의 변증법이라고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헤겔 자신이 변증법이라는 용어를 자제하며 강조하지 도 않았기 때문이다.
2. “지금의 이 강요(綱要)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법의 측면에서 보통의 개요와는 다르다.”로 시작한다. 논고가 다루려고 하는 것은 바로 학문이며, 학문에서 내용은 본질적으로 형식과 결부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3. 서문과 서론에서 인간의 사유에 대해, 자연, 법칙, 존재, 개념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존재하는 것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 철학의 과제”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이성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관련해서 본다면, 말할 것도 없이 개인 각자는 자기 시대의 아들이다. 그래서 철학도 그 철학이 속한 시대를 사상으로 파악하는 방법밖에 없다. 마치 한 개인이 그의 시대를 뛰어넘고 로도스 섬을 뛰쳐나갈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잘못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철학이 그 철학이 속한 현재의 세계를 초월하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자기 시대의 아들’이라는 표현에 마음이 머문다.
4. 헤겔은 본론에서 추상법, 도덕, 인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추상법은 강요법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추상법을 위반하는 불법은 어떤 외적 물건 속에 있는 나의 자유의 현존에 반하는 강제력이며, 이 강제력에 반하여 내 의지의 현존을 유지하는 일 그 자체가 강제력이라고 한다.
5. 보복에 대한 언급은 시대가 변해도 그 의미는 그대로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헤겔은 보복이 그 개념상 침해의 침해 즉, 범죄에 가해지는 형벌로 이해한다. 따라서 현존의 측면에서 볼 때 범죄는 특정한 질적 양적 범위를 지니며, 범죄의 부정도 현존으로서는 범죄와 동일한 양적 범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엄연히 ‘범죄의 지양은 보복’이다.
6. ‘양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특히 마음에 담아둘 일이다. “양심은 주관적 자기의식의 절대적 정당성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양심은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를 자신 속에서 자신으로부터 알며, 자신이 선이라고 아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으며, 동시에 자신이 알고 바라는 것이 진실로 권리이자 의무라는 사실을 주장할 수 있는 그러한 정당성을 지닌다.”
7. ‘인륜’을 자유의 이념이라고 표현한다. ‘생동하는 선(善)’이라는 것이다. 이 생동하는 선은 자기의식 속에서 자신의 앎과 의욕을 지니며, 자기의식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현실성을 지닌다. 본론은 가족, 시민사회, 국가에 대한 헤겔의 생각으로 연결된다.
8. 헤겔이 《법철학 강요》를 쓸 무렵의 시대적 상황은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독일이 취할 정치적 태도에 대해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이 고조 되어있을 때였다. 헤겔은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독일이 어떤 헌법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법률을 성문화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고려하며 자신의 사고를 지속적으로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한다. 한편 헤겔의 논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좌파냐 우파냐로 갈라지는 계기도 되었다. 헤겔의 글에서 한 문장을 뽑아 마음에 담는다면 다음 문장이 될 것이다. “모든 철학은 자신이 속한 시대를 개념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그 다음에 올 시대를 준비하고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