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2014-149
『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의 정중한 초대 』 랄프 왈도 에머슨 / 하늘아래
1. 미국 문학에서 에머슨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에머슨이 없었다면 진정한 의미의 미국 문학은 탄생할 수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에머슨은 미국의 산문가이자, 사상가, 시인, 목사로 소개된다.
2. 이 책에서 에머슨은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자신감, 경험, 보상, 자연. 정치, 역사, 초영혼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 “나는 속죄하는 삶이 아니라 참된 삶을 살고 있다. 나의 삶은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지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속죄할 것이 많은 사람은 잘 못 살아온 것일까? 아니다.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크게 잘 못 살아왔음에도 뉘우침 없는 사람보다, 소소한 일에 자책하며 반성하는 완소남이 되고 싶다.
4. “인간의 조건 가운데 가장 인색한 부분은, 우리가 무언가를 움켜쥐려 하면 어느 틈에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이 소멸과 불명확함이다.” 직역의 냄새가 강렬하다. 앞부분 ‘인간의 조건 가운데 가장 인색한 부분은’을 나는 이렇게 고치고 싶다. ‘인생의 여정에서 가장 명확한 것은’.
5. “비밀이란 결국 밝혀진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선행을 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며, 모든 잘못은 바로잡힌다. 모든 행위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스스로 보상받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내 눈이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 무언가 확실한 결말을 기대한다. 특히 악인의 말로를 보고 싶다. 그러나 기다리다 지쳐 내가 먼저 떠나는 경우가 있다. 아쉽다.
6. “인간은 타락했지만, 자연은 언제나 똑바로 서서 인간이 아직 신선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는 특이한 온도계 역할을 한다.” 에머슨은 1803년에 태어났다. 이 시대에 초청을 받아서 인간과 자연을 다시 둘러본다면 뭐라고 할까? “내 이럴 줄 알았어!”
7. “통치행위에 대한 풍자 가운데 정치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에 필적할 만한 풍자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 말은 지난 몇 세기 동안 ‘교활함’을 뜻했으며, ‘국가는 하나의 속임수’라는 것을 암시했다.” ‘권력’의 맛을 본 자는 다른 맛을 못 느낀다. 미각신경을 자극하는 그 이상의 맛이 없기 때문이다.
8. 에머슨 이전의 미국은 오로지 지칠 줄 모르는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이민자들의 집단이었다. 도시 이름마저 영국의 것을 그대로 빌려 쓸 정도로 정신적, 문화적 열등감과 뿌리 없음에 젖어있었다. 35세의 에머슨이 하버드대에서 가진 ‘미국의 학자’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왜 우리는 우리만의 문화를 가지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 미국의 ‘지적 독립’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