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 조심하라, 마음을 놓친 허깨비 인생!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2014-133

 

조심정 민 / 김영사

 

1. 사람이 한 삶을 살아가면서 관리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중에 돈, 건강,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2. 돈과 건강은 혹시 잃어도 다시 찾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잃으면 아무리 재산이 많고 건강할지라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3. 요즘 매스컴은 브라질 월드컵과 함께 국무총리 후보자 그리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해놓고 잠적해버린 지명수배자가 단연 톱이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본인이 한 말에 대해 언론이 잘 못 보도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전후좌우 맥락을 안 따지고 부분 부분만 갖고 그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이 중요하다.’ 어찌 사실과 진실이 딴 동네에 사는 존재감이 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4. 청문회 준비를 위한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총총걸음으로 사라져가는 그 사람. 청문회 공부보다 마음공부를 먼저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옛 어르신들의 말과 글은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사실이 진실이고, 진실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5. 고전의 숲에서 지혜의 약초를 찾는 일에 일가견이 있는 정민 교수가 조심(操心)을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옛글에 묻혀 지내다보니 세상의 표정을 자주 옛 거울에 비춰본다. 복잡한 오늘의 삶이 던지는 물음의 대답을 옛날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답답해 들춰보면 답은 늘 그 곳에 다 있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내 말은 가급 줄였다. 입가에서 달그락거리던 언어도 덜어냈다.”

 

6. 지유조심(只有操心). 달아나지 못하게 마음을 붙들어라. 이덕무가 이목구심서에서 한 말이다. 몸은 예 있어도 마음은 천지사방 돌아다닌다. 그러다보니 몸과 마음이 함께 있을 때는 도대체 언제인가. 조심은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된다는 말이다.”

 

7. 책은 4부로 구성되어있다 몸가짐과 마음공부’, ‘시비의 가늠’, ‘세정과 속태’, ‘거울과 등불등이다. 사자성어를 기본으로 꼭지 당 두세 쪽 분량의 글들인지라 그저 아무 곳이나 펼쳐 읽을 만하다.

 

8. 아하, 어쩐지! 하고 느낀 부분이 있다. 책과 관련된 네 가지 바보이야기다. 서중사치(書中四痴). “빌리는 놈 바보, 빌려주는 놈 바보, 돌려달라는 놈 바보, 돌려주는 놈 바보.” 책 빌리기와 관련해 늘 우스개삼아 오가는 네 가지 바보. 내가 이 말을 들은 것이 초등학교 상급학년 때니까 꽤 오래되었다. 담임선생님한테 들었으니 선생님은 또 누군가 나이 드신 분에게 들었겠고 아무튼 역사와 전통이 오래 된 바보 시리즈다. 덕분에 책 읽기 싫어서 핑계거리만 찾는 사람에겐 금상첨화다. 이를 제 멋대로 해석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도 바보에 포함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책은 내 돈으로 사서 읽고 그저 내 방에 꽂아놓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돈이 생기면 딴 짓 하기 바쁘니 이래저래 책은 언제 읽나?

 

9. 지은이의 의하면 실은 이 네 가지 바보 이야기는 원래 뜻과는 정반대로 오해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남송 때 엄유익은 옛날엔 책을 빌릴 때 술병()에 술을 채워서 갔다. 책 빌릴 때 나오는 두 ()’자는 ()’ 자로 써야 맞다고 했다. 고대에는 책을 빌리러 갈 때 부탁의 뜻으로 술 한 병을 들고 가고, 책을 돌려줄 때 감사의 표시로 다시 술 한 병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술병을 뜻하는 ()’ 자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음이 같은 바보란 뜻의 ()’로 바뀌었고, 이 말이 퍼지면서 이런 경박한 풍조를 양산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입증할 용례가 옛 문헌에 많이 나온다고 하니 믿고 싶다. 정민 교수는 이 꼭지 글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술은 없어도 좋으니 좋은 말 할 때 빌려간 내 책도 돌려주기 바란다.” 덧붙인다. “내 책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