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 마음을 움직이는 경제학
유리 그니지 & 존 리스트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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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유리 그니지. 존 리스트 / 김영사

 

 사람들이 여럿 모여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할 때 식사비를 균등하게(더치페이)나눈다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식사비를 나누는 방법은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 그룹으로 나눠본다. 첫째 그룹은 여섯 명(남자3, 여자3)이 개별적으로 식사비를 지불하기로 했다. 둘째 그룹은 식사비 총액을 균등하게 나누기로 했다. 셋째 그룹은 연구자들이 식사비를 전액 지불하기로 했다. 식사비 지불방식에 따라 각 참가자의 음식 주문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식사비를 나누는 방식은 주문하는 음식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 연구자들이 식사비 전액을 부담하는 실험에서 연구 대상자의 음식 주문량이 가장 많았다. 예상되는 결과이다. 그렇지만 식비를 균등하게 분담하는 집단에서는 각자 자기 몫의 식사비를 지불할 때보다 값이 비싼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자들(저자)의 평가는 어떤가? 값이 비싼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을 단지 타인을 이용하는 나쁜사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인센티브에 반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자기가 주문하여 발생하는 초과비용에서 6분의 1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저자는 부정적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라고 부른다. 한 사람의 특정 행동이 타인에게 의도하지 않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설명된다.

 

 

 

빅데이터의 함정

 

빅데이터는 복잡 미묘한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속 시원한 답을 줄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기의 진정한 핵심을 잡아낼 수 있을까? 현실에서 실험을 거쳐 수집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한 인과관계는 허튼소리에 불과하다!” 경제학계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리는 두 저자가 의기투합했다. 실험실을 박차고 진짜 세계로 뛰어들었다. 실험을 뛰쳐나간 이유는 단순하다. 차별주의자라도 자신이 관찰대상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전혀 차별주의자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저자는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고 놀이하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경제현상들을 관찰하며 인간 행동의 숨은 동기를 뿌리 깊이 파헤친다. 킬리만자로 산기슭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양조장까지, 이스라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세계 최대 기업의 중역 회의실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현장실험들을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들은 이론과 데이터, 실험실 실험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물론 인류가 안고 있는 여러 중대한 문제들을 저자들이 펼치는 방법론을 통해 함께 생각해본다.

 

 

 

인센티브, 행동 유발인자

 

이 책의 키워드는 인센티브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경제학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광범위한 연구 결과가 담겨있다. 차별, 성별 격차와 교육 격차, 동기 부여, 사업 수익성 등을 비롯한 사회의 중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인센티브가 좋은 결과를 창출해낸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센티브 제도를 올바르게 수립하고 사람들이 마음에 품은 동기에 적합하도록 정교하게 주파수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심 주제도 매우 다양하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타인을 행동하게 만들까? 여성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성별 격차를 좁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차별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보호해 줄 수 있을까? 오늘날의 기업들이 멸종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공저자인 유리 그니지와 존 리스트는 스스로 현장실험을 사용하여 세계에 관해 알고자 하는 새로운 경제학자 집단이라고 한다. 그들이 막 시작한 도전에 다른 학문 분야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동료 경제학자들이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자녀에게 배변 훈련을 시키는 일부터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매일의 삶에서 우리의 도구를 사용하면 정말 효과 있는 방법을 찾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 우선 바꾸고 싶은 결과를 생각해본 다음에 바꾸려는 결과를 얻을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두 연구자의 (연구)실험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인센티브와 동기부여에 대한 폭넓은 재고를 해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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