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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 ㅣ Wisdom Classic 1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약자의 결정적 한 방
1. 오자서는 누구인가? 오자서는 춘추시대 말기 초나라의 명문거족 출신의 인재였다. 기원전 6세기 말, 오씨 가문이 한창 번영을 누릴 즈음 초나라에는 비무극이라는 간신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다. 이 자는 왕의 곁에 붙어서 모함으로 초나라의 망명가들을 절단 내는 것이 특기였다. 간신보다도 그의 혀에 놀아나는 왕이 한심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비무극의 리스트엔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도 올라 있었다.
2. 오사는 초나라 평왕의 태자를 가르치는 스승(大師)이었다. 간신 비무극은 오사를 보좌하는 작은 스승(小師)이었다. 평소 오사를 시기하던 비무극은 평왕에게 태사와 오사가 모반을 꾸미고 있다고 참소했다. 물론 거짓이었다.
3. 평왕은 판단력을 잃고 간신 비무극의 말에 귀가 솔깃해서 변방을 방위하고 있던 태자와 오사를 소환해서 죽이려 했는데 태자는 망명하고 오사만 잡혀왔다. 비무극은 오사의 아들들까지 죽여 오씨 집안의 씨를 말리고 싶었다.
4. 계략을 꾸며 오사의 아들들까지 불러들여 죽이려 했으나 이미 눈치를 챘다. 두 아들은 고심 끝에 큰 아들은 아버지를 혼자 죽게 둘 수 없다며 평왕에게 가고, 둘째 아들(오자서)은 오나라로 도망간다. 결국 오자서의 아버지와 형은 죽는다.
5. 오나라에서 이와 칼을 갈며 아버지와 형의 복수의 날을 기다리던 오자서는 오나라 실력자 합려의 눈에 들었고, 합려가 쿠데타를 일으켜 새 왕이 되는 것을 도우면서 오나라의 실력자가 된다. 합려의 콜을 받았을 때 오자서는 겸손하게 대처했지만, 막상 그가 맡은 자리에서 그를 도왔을 때 합려는 마치 뛰는 몸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오자서의 책략은 무궁무진하여 막힘이 없었다. 오자서의 전략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작은 세력이 큰 세력을 이기는 방법, 바로 유격전이었다.
6.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선 《오자서병법》에서 얻을 수 있는 ‘반격의 조건’을 하나씩 살펴본다. 《오자서병법》은 대화체로 되어있기 때문에 주의 기울여 읽으면 한 번으로 뜻이 이해된다. 2부에선《오자서병법》의 핵심, 즉 ‘반격의 실천’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 네 명의 창업자를 사례로 다루었다. 저자가 붙인 별칭도 흥미롭다. 자신의 운도 지킬 줄 몰랐던 하수 유비. 인간의 고통을 먼저 헤아린 탁발승 중수 주원장. 패배할수록 더 강해진 전략가 상수 유방 그리고 모든 전략을 지혜롭게 활용한 역전의 명수이자 고수인 모택동이 초대된다.
7. 오자서가 말하는 반격의 필살기란 무엇인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를 노린다.” - 적이 와서 진을 치는데 우리는 맞서 저지하지 않고, 해가 어두워져도 우리가 나가지 않으면, 저들은 반드시 어쩔 수 없이 물러날 것입니다. 저쪽 장수는 군대를 돌릴 마음이 있고 병졸들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뿐 일 때, 우리가 따라붙어 칩니다.
8. 두 번째는 “적의 견실함을 태만함으로 바꾼다. - 심리전을 펼친다. 적이 진을 견실하게 치면 소수의 병력으로 허술한 진을 보여주고, 적이 기뻐하면 일부러 더욱 슬픈 기색을 내보이고, 적이 승리를 자신하면 기꺼이 엎드려 기다린다. 적이 가볍게 보고 무턱대고 달려들 때 질풍노도로 들이친다.”
9. 세 번째는 “기동력으로 적의 주력을 상대한다.” 네 번째는 “승리를 위해서는 일부러 져줄 수도 있다.” “배부른 자는 싸울 수 없다.” “돌아가는 적을 칠 때 선두는 보내준다.” “우리 땅에서는 우리에게 주도권이 있다.” 등이 이어진다.
10. 그렇다면 이 시대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자서병법》이 어떤 지혜를 줄 수 있는가? 우리는 일상에서 원하건 원치 않건 자질구레한 부딪힘이나 큰 싸움의 현장에 있을 수 있다. 나는 원치 않을 때 상대방이 태클을 걸어오고 몸과 마음에 심각한 위해를 줄 가능성이 보일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약자의 결정적인 한 방’의 담대함을 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삶과 전쟁의 차이는 이어짐과 끊어짐의 차이다. 승패는 한 번에 갈리지만 삶은 이어져야 한다. 그러기에 싸움을 일상적으로 구사하고, 이기는 것을 즐기는 이들은 반드시 크게 망하는 것이다.” 공감이 간다.
11. 이 책의 저자 공원국은 동양사학과 중국지역학을 전공했다. 생활, 탐구, 독서의 조화를 목표로 10년 동안 중국 오지를 여행하고, 이제 유라시아 전역으로 탐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역사 연구와 ‘유라시아 신화대전’ 저술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춘추전국이야기 1~6》《여행하는 인문학자》외 다수의 저서와 옮긴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