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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1. 인간에게 ‘불안’의 개념은 의학과 철학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에게 두려움이란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크던 작던 우린 모두 두려움 앞에 직면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방어기전인 ‘합리적 두려움’이 있는가 하면, 거의 공포에 가까운 ‘비합리적 두려움’이 있다.
2. 이 책은 바로 비합리적 두려움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다. 책제목은 ‘그대 앞에만 서면 난 왜 작아지는가.’를 연상하게 된다. “사람을 떠나지 말고 불안을 떠나보내라.” 저자인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말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치료사라고 소개된다. 그동안 열여덟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음악, 미술 치료, 일러스트레이터와의 협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신 건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출간해왔다. 학술적인 면에 충실하면서도 매우 실용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그의 저서들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3.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생각’이다.” 공저자인 파트릭 레제롱의 말이다. 역시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다. 크리스토프 앙드레와 직장(병원)동료이다. 인지행동 심리치료사이다. 직장 스트레스 전문의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4. 책은 4부로 편성된다. ‘누군가의 시선이 불편한 순간’, ‘불안의 네 가지 얼굴’,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는 법’등이다.
5. “의사와 심리학자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두고 ‘사회 불안’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때로 질환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거나 고통스러운 형태를 띠기도 한다. ‘사회 공포증’이 그런 경우다. 사회 공포증 환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공포를 느낀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먹고 있을 때 남이 쳐다보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먹지 않는 쪽을 택한다. 정신과 의사들이 ‘회피성 인격 장애’라고 부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을까 끊임없이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회피하거나 몸을 도사리고 접촉을 피한다.”
6. 이에 비하면 다른 형태의 사회 불안은 일상적이고 단순한 불편함에 속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대 공포증과 수줍음이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병적인 것과 정상적인 경계는 무엇일까? 그 표시는 극히 미미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 모두가 그 경계에 걸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7. 불안감이 몸을 통해 표현되는 과정 중 ‘안면 홍조증’과 ‘적면공포증’이 있다. 안면 홍조증은 매우 쉽게 빨개지는 것을 뜻하고, 적면 공포증은 빨개지는 것에 대한 강박적인 불안을 말한다. 적면 공포증은 안면 공포증이 실질적인 공포의 대상이다. 얼굴이 빨개지는 모든 사람이 적면 공포증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적면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얼굴이 빨개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욱 안면 홍조증을 악화 시킨다는 이야기다.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은 무심히 넘기겠지만, 적면 공포증이 치료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한다. 이런 말이 덧붙여진다. “우리는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적면 공포증을 치유한다는 것은 더 이상 빨개지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빨개진 것 때문에 더 이상 안정을 완전히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고 설명한다.”
8. 그렇다면 사회 불안의 주요 형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각각의 경계는 어떻게 정해질까? 그리고 사회 불안은 일상적으로 어떻게 나타날까? 보편적인 불안인 무대공포증, 뒤로 물러서는 존재 방식인 수줍음, 도피의 신인 회피성 인격 장애, 차가운 가면 뒤에 가려진 두려움인 사회 공포증 등에 많은 사례와 견해를 밝히고 있다.
9. 사회 불안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날카로운 자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문제를 너무 의식하고 있어서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10. 타인을 마주할 때 느끼는 불편함은 낮은 자존감과 지나치게 높은 자의식의 합작이다. 이 책이 밑도 끝도 없이 몰려오는 불안, 두려움 나아가선 공포에 대한 이해와 치료의 방향을 위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 주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