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화 人間詞話 지만지 고전선집 415
왕궈웨이 지음, 조성천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1. "시인은 우주와 인생에 대해서 반드시 그 내부로 들어가야 하고 또 반드시 그 외부로 나와야 한다." 그 내부로 들어가기 때문에 (절실하게) 묘사할 수 있고, 그 외부로 나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관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인간사화(人間詞話). 여기서 '사(詞)'는 중국 문예 장르의 하나로서 일종의 노래 가사다. 당나라 대에 각종 음악이 발생함으로써 기원했고, 송나라 대에는 음악의 수요가 늘어남으로써 성행하여 하나의 문학 장르로 자리잡는다.

 

 

3. '사화(詞話)'는 사 창작의 본질, 수사, 사 작가와 작품 및 시대에 대한 평가, 사 작가들의 행적이나 창작 배경 등을 논하는 것으로, 북송(北宋) 양식(揚湜)의 [고금사화]에서 비롯되었다.

 

 

4.  이 책의 저자 왕궈웨이(王國維, 1877~1927)는 일찍이 서양의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등의 철학, 미학, 문예 사상 등을 접했는데, 철학에서 우주와 인생의 진리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철학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자 철학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지고 철학과 문학의 길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문학의 미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사의 창작 [인간사(人間詞)]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철학에서 문학으로 전향했다.


 

5. 이 책의 키워드는 '경계(境界)'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경계'설이다. 저자는 '경계'설을 제기해, 문학의 최고 심미 이상, 예술 창작 방법으로 '경계'를 논하고, '경계'의 표현 문제로서 '간격이 있는 것'과 '간격이 없는 것', '경계'의 유형으로 '자아가 있는 경계'와 '자아가 없는 경계'등을 논했다.

 

 

6. 그렇다면, 실제 작품을 통해서 보는 자아의 경계는 어떤가?  먼저 자아가 있는 경계는 "눈물 어린 눈으로 꽃에게 묻지만 꽃은 대답 없고, 어지러운 꽃잎 그네로 날아가네" 또는 "쓸쓸한 객사 굳게 닫혀 있는데 꽃샘 추위마저 차가우니 어떻게 견디리. 두견새 슬피 우는데 석양은 저물어가네" 는 '자아가 있는 경계'에 속한다. 반면에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 따다가, 한가로이 남산 바라보네" 또는 "차가운 물결 찰랑찰랑 이는데, 백조는 유유히 날아 내리네"는  '자아가 없는 경계'라는 것이다.


 

7. 무슨 차이일까? '자아가 있는 경계'는 자아의 감정을 이입시켜서 경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경물 모두가 자아의 색채를 띠게 된다는 것이다. '자아가 없는 경계'는 (자아가 경물과 합일된 상태의) '경물'로 경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자아'이고, 어느 것이 '경물'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8. 또한 저자는 작가의 마음자리를 돌아보게한다. "작가의 영혼과 감정은 '진실'해야 하며, '순수한 자연 본성'을가져야 한다. 그래야 자연의 눈으로 순수하게 객관 경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자연의 언어로 진실하게 감정을 표현 할 수 있다. 만약 공명과 이익을 추구하거나 허위와 가식에 물든 마음으로 창작에 임한다면 작품에 표현하는 감정은 진실하고 순수하지 못한 것이며, 설사 뛰어난 표현 기교를 부려 예술미가 높다 하더라도 '천박'한 작품이 된다."


 

 

9. 저자는 중국 고전문학의 '사화(詞話)'를 풀어나가는 것뿐 아니라, 문학에 몸 담고 있거나 뜻을 두려 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저자가 살아 생전 여러 학술 방면에서 이룬 성취로 '중국 근 300년의 학술을 종결한 사람, 최근 80년래 학술을 창조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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