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 - 척추, 관절, 허리, 일상의 통증을 이기는 법
황윤권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1. 얼마 전 사당역 인근에 있는 대형 서점에 들렀습니다. 신,구간 도서중 읽을만한 책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오프라인 서점을 들립니다. 인문, 사회, 역사코너를 지나 문학 잡지코너를 들른 후 습관적으로 건강, 의학 코너를 들렀지요. 단연 척추, 관절 질환에 대한 책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2.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마치 한 집 건너 하나씩 늘어나는 척추, 관절 전문 병원이라는 간판을 보는 듯 합니다. 그 중에서 과연 몇 권이나 독자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마 저자가 자신이 쓴 책을 찾으려해도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새로 출간되는 서적에 밀려서 슬그머니 자리를 뺏길 수도 있지요.

 

3.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은 소박한 장정과 함께 제목이 우선 맘에 들었지요. '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 - 척추, 관절, 허리, 일상의 통증을 이기는 법. 아마 이 책의 저자도 책을 쓰면서 망서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척추, 관절 서적에 한 권 더 보탠다는 부담도 가졌겠지요.

 

4. X-ray 기계도 MRI 장비도 없는 이상한 병원, 약 처방도 거의 하지 않는 병원, 10여 년간 10만 명의 환자가 알음알음으로 찾은 병원, 그 병원을 평화롭게 운영하던 의사는 왜 이 책을 썼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궁금해졌습니다.

 

5.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런 대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손으로 만지고 환자의 호소를 귀로 듣는 일에는 소흘하고, 천편일률적인 약물 처방만 하거나 심지어 값비싼 진단과 무리한 치료법을 강권하는 의료 현실이 답답했다. 증세의 원인을 제대로 알려주고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설명해주는 대신, 다짜고짜 위협하고 겁을 주어 지갑을 열게 하는 관행에 화도 났다. 또한 그러한 진료 형태에 익숙해져 도리어 약물이나 주사, 수술 등으로 증세만 없애는 치료, 득과 실을 재지 않은 수술 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을 보고 안타까움도 느꼈다."

 

6. 아마 이 부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들은 환자가 아닌 같은 의료인이겠지요. 환자나 보호자 신분으로 소위 척추, 관절 전문 의료기관에 들렀던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7.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 황윤권(정형외과 전문의)은 어떻게 환자를 진료하고 지도하고 있는가. 책은 정형외과 주요 질환인 무릎, 허리, 근육과 힘줄, 머리와 상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무릎에서 가장 흔한 병인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1)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환자가 증세를 느끼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것입니다.  2)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환자 스스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8. 치료방법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관리 방법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 병의 '실체를 아는 것'에 역점을 두고 비교적 쉬운 문체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 이해를 돕고 있군요. 비슷한 류의 책과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전혀 사진이 없습니다. 오직 간단한 그림만이 전부입니다.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아마 저자는 수없이 그리고 다시 그리고 했겠지요. 

 

9.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자가치료법에선 연부조직 두들기기와 관절 체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연부조직 두들기기는 자칫 오해 소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자는 자신있게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슬개골 주위 연부조직 중 두꺼워지고 부드럽지 않은 곳을 두드려 봅니다. 먼저 슬개골 주위 연부조직 중에서도 가장 아픈 곳을 찾아냅니다. 대개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슬개골 하내측 '중심'이 제일 아플 것입니다. 아픈 곳인지 아닌지는 한두 번 눌러봐서는 알기 어렵고, 반복해서 깊게 눌러보아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가장 아픈 곳을 찾아냈으면, 이제 두들겨봅니다. 손에 쥐기 적당한, 부엌에서 쓰는 작은 나무방망이나 바닷가에서 주운 매끈한 돌멩이 등을 이용해서 집중적으로 두들겨봅시다. 이때는 '아프다'할 정도로 두들겨주는데, 도마 위에 마늘을 올려놓고 나무방망이로 찧을 때의 느낌 정도로 해봅니다. 두들길 때마다 입에서 조금씩 비명이 흘러 나오고 두들긴 곳이 부어오르고 멍이 들 정도가 되어야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10. 차라리 아프고 말지. 어떻게 부어 오르고 멍이 들 정도로 두드리라는 것인가? 사실 의학 본류에선 벗어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가족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뭔가 전문적이고 수준 높고 세련된 치료를 해주리라 기대합니다. 설령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보호대를 차거나 약물을 복용하거나 활동에 제한을 두는 등의 치료법이 당연하다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석기시대에나 했을 법한 돌이나 방망이로 두들기기를 권했다니 어리둥절해질 따름입니다."  이 말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닌 저자가 쓴 이야깁니다.

 

11. 이런 이야기만 올려놓으면, 이 사람 의사 맞나? 의심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의사 맞습니다. 실력있는 정형외과 의사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처방을 줄까? 바로 저자가 환자의 증상만 가라 앉혀주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 스스로 내 몸의 병을 이해하고 관리해서 병원에 가서 진통제, 근육이완제, 값비싼 검사, 수술 요법 등의 과정 후에도 찾아오는 재발을 염려해서 나온 처방이라고 이해됩니다.

 

12. 이렇게 이야기는 허리, 목, 어깨, 팔, 손, 두통, 이명, 가슴 통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턱관절 통증 등등  그리고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근육, 힘줄로 이어집니다. 다행히 돌멩이로 두드리라는 이야기는 무릎에만 국한 되는군요. 건강한 관절과 척추를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권해드리고 싶은 건강서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