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는 힘 - 사람들 앞에 홀로 선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강헌구 지음 / 예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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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제목인 '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받는 힘'을 볼 때 책 내용과는 무관하나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오래 전 '오프라 윈프리'쇼를 TV에서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친 적이 있다. 오프라 윈프리가 꽤 많은 여성 방청객(싱글맘이던가, 가정폭력의 희생자들이던가, 아뭏든 그리 평안한 환경의 여인들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들 모두에게 신형 SUV 한대 씩을 깜짝 선물로 준다는 멘트를 하자 방청객은 박수는 물론 급감동의 쓰나미로 뒤덮였다.

 

2. 대단한 깜짝 선물을 전해줄 때는 굳이 말이 필요없지만 분야를 떠나 강의는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들 탓을 하고, 듣는 사람은 하는 사람 탓을 한다. 꽤 오래전 의학 세미나에 참석을 했는데, 새로운 내용도 없으면서 강의법이 어찌나 지루한지 강의자에게 참으로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자리에서 살짝 코를 골고 잔 적이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1/3은 그랬단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2박 3일(두 분 자고, 세 번 깨는)또는 그 이상 가는 경우도 있다.

 

 

 

 

 

3. 이 책의 저자 강헌구 교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명강사이다. 그러나 이 분이 처음부터 명강사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프롤로그에선 저자가 초등학교 1학년을 두 번 다녔다는 과거지사부터 시작한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소소한 일에 상처를 많이 받았던 그 시절. 음악 시간이 시작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차마 그 이야길 못하고 참다 참다 결국 싸고 말았다. 그리곤 아예 학교를 안 갔다. 그리고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예전의 그 오줌싸개는 지금 5,000명, 만 명이 모이는 곳에 가서도 한 시간 이상 자유자재로 소신을 말하고, 수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TV 생방송 특강을 하는가 하면, 세계 여러 도시로 강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4. 그렇다면 저자의 명강연 비결은 무엇일까? 나름대로 노하우도 많이 축적되었겠지만 '오직 연습만이 대가를 낳는다'고 한다. 그러나, 연습도 연습나름이다. 연습장에서 하루 종일 골프채를 휘두른다고 해서 필드에 나가 꼭 좋은 결과가 나오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5. 우선 각 챕터 제목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1부에선 - 선제기습 : 초반 3분에 대세를 장악한다. - 집중 : 숨 돌릴 틈도 주지 않는다.  - 핑퐁 : 주고받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 대변인 : 청중의 가슴으로 말한다.  - 결행 :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그만두게 한다. 
2부로 넘어가선, CEO와 직장인을 위한 토크파워 공식과 백문 백독 백습, 프로강사의 조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가 강의를 위한 개론적인 설명이라면, 2부는 업그레이드를 위한 팁이라고 볼 수 있다.


6. "프레젠테이션의 성패는 초반 3분에 결정된다. 청중은 앞에 서서 말하는 사람이 첫마디를 시작한 지 3분 이내에 그날의 프레젠테이션을 경청할 것인지 아니면 대충 들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초반에 대세를 장악하지 않으면, 그날의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으로 이끌기는 쉽지가 않다." 초반 3분을 휘어잡기 위해서 저자는 짧은 한 토막 이야기로 청중의 귀가 번쩍 띄게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있다.

 

 

 

7. 아울러 "초반에 대세를 장악하기 위해선 '개소리'를 집어치워야 한다. 초청해주어서 또는 참석해주어서 감사하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열심히 하겠다. 협조를 부탁한다는 식의 말을 나는 가차 없이 '개소리'라고 부른다."  개소리에 대해선 이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8. "무대 위에 홀로선 그대의 최대 과제는 청중으로 하여금 잡념에 빠질 일말의 여유도 주지 않고 오직 그대에게만 눈과 귀와 마음을 집중케 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대 위에서 그 결말이 너무 궁금한 무언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벤트를 계속해서 연출해야 한다." 

 나 역시 강의를 할 때 가끔 써먹는 방법이다. 한 두 사람을 무대로 올라오게 해서 분위기를 회전시킨다. 올라온 사람은 올라온 사람대로, 앉아 있는 사람은 앉아 있는대로 적당한 긴장과 깨어있음이 필요해진다.

 

 

 

 

9. "강의를 재미있게, 집중도 높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적당한 유머를 적재적소에 집어넣는다." 유머가 너무 많으면 개콘이 되어버린다. 너무 알려져 있는 유머도 피해야 한다. 비록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짧으면서도 반전이 깃든 유머는 청중들의 경직된 마음을 무장해제시켜 준다. 장례식장도 아닌데, 시종일관 심각하게 진행할 필요는 없다. 물론 진지하게 진행할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너무 경직된 분위기는 강연자나 청중의 몸과 마음을 매우 피곤하게 한다.

 

어쩌면 그대가 알고 있는 유머일 수도 있겠지만, 맛배기로..

강연자가 청중에게 황선홍 이름 석자의 운을 떼라고 요구한다.

 

황 : 황선홍은 국가대표 축구선수입니다.
선 : 선제골을 넣어 한국을 살렸습니다.
홍 : 홍명보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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