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 - 위기의 순간을 사는 철학자들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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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과 행동에 관한 한 두 부류의 사람이 있지요.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람과 생각한 후 몸을 움직이는 사람. 그러나 대부분 우린 중간에 걸쳐 있기도 하지요. 뛰면서 생각하기. 어쨌든 생각은 필요합니다. 그 생각이 너무 지나쳐서 발목을 붙잡지 않는 한 말입니다.


2. 이 책에는 현 시점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행동하는 철학자(일단 생각의 함량이 높습니다) 9명이 소개됩니다. 슬라보예 지젝, 자크 랑시에르, 지그문트 바우만, 가야트리 스피박, 피터 싱어, 사이먼 크리츨리, 그렉 램버트, 알베르토 토스카노, 제이슨 바커 등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라구요? 하긴 나도 몇 사람 말곤 처음 (이름을)보는 사람들입니다.


3. 저자 이택광 교수의 책은 두 번째군요. [마녀 프레임 / 자음과모음]을 통해 중세때 마녀사냥이 이뤄졌던 종교적, 사회적 분위기를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철학과 문화이론을 전공한 문화평론가입니다.


4. 이 책은 저자의 궁금점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2008년 이후 너도나도 자본주의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임박한 파국'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내 모두들 혼란에 빠져 길을 잃게 됩니다. 탈정치와 이데올로기가 최신 유행어처럼 번져가고, 민주주의의 죽음을 이야기하던 정치학자들이 갑자기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복귀시키면서 정치철학의 문제의식에 다시 불이 지펴지기 시작합니다.


5. 이 시기를 겪으며 저자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을 짊어져 줄 사람이 이 땅에 함께 살아가고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그래서 저자는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저자들의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려 했지만, 이미 시간의 흐름이 있었던지라 답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6. 결단을 내립니다. (해외)저자들과 직접 부딪히자.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고,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지 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터뷰는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 또는 이메일로 진행했습니다. 미진한 경우엔 추가 인터뷰를 하기도 했군요. 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7. 저자가 인터뷰한 학자들 중에서 두 사람의 생각을 간략하게 옮겨봅니다. 슬라보예 지젝 : 이름과 나라이름이 비슷하군요. 슬로베니아의 철학자입니다. 지젝의 책을 읽어봤지요. 메시지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더군요. 지젝은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지식인으로 매년 순위에 드는 유명인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모두가 '사유를 시작하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호기심에 젖어드는 생각이 아니라, 전 생애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보자는 이야깁니다. 사람들은 진정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모르고 살고 있다는 뜻으로도 생각듭니다. 그래서 사유를 해야겠지요.


8. 피터 싱어 : 국내에는 '동물 애호가'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 그러나 싱어는 단호하게 '동물 애호가'는 아니라고 합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에 비해 동물에게 관심을 덜 기울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종차별주의'입니다.


9.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방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무 것도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점이 가장 큰 실패지요. 책의 제목은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에서 인용했군요. "All of old. Nothing else ever. Ever tried. Ever failed. No matter.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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