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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무한도전 - 카이스트 한동수 교수의
한동수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1. 오늘은 특허에 관한 책을 한 권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먹고 살기도 바쁘고, 내 일 하기도 버거운데 웬 특허? 하시겠지요. 하긴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한 생각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특허는 못내더라도 최소한 저자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학문의 응용을 생각해보고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저자에 대한 소개가 먼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카이스트 실내위치 인식센터장, 카이스트 위치공학연구회 의장, 지능형교통학회(ITS)이사, 철도기술연구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동수 교수는 이외에도 여러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군요. 과학자이면서 60여 편의 시를 발표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3. 저자는 198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주변의 권유로 의과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렇지만 이내 마음을 바꿔 1년 3개월 만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둡니다. 졸업만 하면 미래가 보장된 의사라는 직업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런 도전 없이 살아가게 될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뒤 과감하게 다시 공부해 공과대학에 들어갑니다. 당시 의과대학 동기생들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도 저자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4. 공과대학을 다니는 동안에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이고 싶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휴일도 반납한 채 도서관에서 지내며 학업에만 매달렸습니다. 덕분에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학과 최초로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교육부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교토대학 정보공학과에서 정규과정으로는 처음으로 2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5. 저자에게 터닝 포인트가 있었군요.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로 임용된 뒤 10년이 지났을 때 동료 교수가 저자에게 던진 질문이 자극이 되었습니다. "한 교수님, 지금까지 한 일 중에서 어떤 일이 가장 자랑스러우세요?" 나를 비롯해 우리 모두에게 던져 볼만한 질문입니다. 저자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했다고 합니다. 이때 들었던 생각은 이제부터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세상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필요하다면 나 자신을 바꾸겠다는 다짐을 하는군요. 그 나를 바꾸는 일 중 하나가 그때까지 써본 경험이 없었던 특허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6. 책은 총 5부로 나뉘어집니다. 특허 초보자, 특허 고수가 되다. 특허 그런 거였어?. 특허는 가까이 있다. 특허의 주인공이 되자. 특허와의 동행입니다. 저자는 특허와 관련해서 평균 이하의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고 하지만, 글쎄요 그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저자가 특허에 대해 몰입하기 시작한 것은 40대 중반 무렵부터라고 합니다. 거의 매일 특허에 대해 생각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주말마다 남산도서관에 박혀 그 아이디어를 정리했다고 합니다.
7. 2008년 휴대기기가 있는 장소를 무선 랜 신호를 이용해 인식하고 해당장소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그 장소에서 즉석으로 휴대기기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수십 편의 특허를 출원하게 됩니다. 저자가 특허 출원한 것 중에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LED 디스플레이에 자신이 탑승해야 하는 버스와 목적지 정보가 표시되는 스마트 버스 정류소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8. 특허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는 크고 작은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역발상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는 것이지요. 고정관념에서 벗어 날 때 이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출력 수단이었던 화면을 입력 수단인 키보드로 사용하게 한 아이디어를 역발상의 예로 소개합니다. 새뮤얼 모스의 전신 시스템도 전기선으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에서 출발한 특허기술이라고 합니다.
9. 그렇다면 어떤 분야가 특허출원에 유망할까? 정답은 없다고 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특허를 출원할 수 있고 언제 어떤 특허기술이 널리 활용될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스마트폰, 전기, 전화, 자동차, 자전거 모두 특허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매일매일을 특허기술에 뒤덮여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허는 누구나 금세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것부터 복잡한 전문 분야의 지식이 요구되는 것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합니다.
10. 이 책은 특허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진 않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려고 애쓴 책도 아닙니다. 단지 저자가 특허와 관련해선 거의 백지상태나 다름없음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특허와 씨름하면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작은 성공을 맛보며 특허를 알아가게 된 과정을 진솔하게 고백한 글입니다. 비록 특허를 못 낼지라도 저자의 열정을 내 가슴과 내 머리에 담는 계기로 삼는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겠지요. 늘 무심히 보고 지나쳤던 나의 일상에서의 삶을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들여다 보게 되는 자극의 촉매 역할을 한다고 생각듭니다. 일상의 작은 아이디어가 특허로 연결될지도 모르지요. 클립이나 포스트 잇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