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니체 땐 시리즈
발타자르 토마스 지음, 김부용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우울할 땐 니체? 니힐리즘의 대명사 니체가 우울한 삶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준다?

   아직은 나에게 니체는 우울한 존재이기만 한데 이 책에선 어떤 모습으로 말을 건넬지 모르겠다.


2. 저자인 발타자르 토마스는 독일계 프랑스인으로서 철학 교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감이 묘하다. 철학교수면 철학교수이지 철학교수 자격은 또 무엇? 어쨌거나 이 책의 저자는 철학을 연구하는 삶에 앞서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얻은 바 있고, 철학 강의와 글쓰기, 사진, 음악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철학에 감성을 더한 글을 기대해본다.


3. 저자는 서문이기도 한 '이 책의 활용법'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나서야 비로소 더 넓은 삶의 범위와 삶의 의미에 대해 자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하겠다고 한다. 진단하기, 이해하기, 적용하기 그리고 내다보기가 그것이다.


4. 니체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몸만 약한 것이 아니라 말년에는 이탈리아의 토리노에서 정신병발작을 일으켜 완전히 미친 사람이 되었다. 니체의 저서 대부분은 육신의 고통과 영혼의 불안정속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질병을 통해 습관과 단절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질병은 나에게 늘어진 자세, 여가, 기다림과 인내에 대한 의무를 선사한다. 그러나 사유로 인도하는 것이야말로 질병의 가장 큰 선물이다."


5.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본다면, 질병은 가장 큰 고통 속에서 우리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생명을 발견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야기다. 니체는 '위대한 건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질병을 특수한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한다. "위대한 건강은 우리가 소유할 뿐 아니라 끊임없이 획득하고 있고 획득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끊임없이 이 위대한 건강을 희생시키고 있으며 희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학문]


6. 니체가 육신의 질병 못지않게 진단하고자 했던 질병은 일명 '허무주의'다. 이는 존재가 의미를 갖지 않고 삶에 가치가 없으며 노력이 고통보다 가치가 없다는 자각, 모든 것의 가치는 동등해서 선과 악, 부와 빈곤,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에 가치의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허무주의 : 이것은 목적이 결여되어 있고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결여되어 있다. 허무주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고귀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인가?"  [유고]


7. 삶에 의미가 있는가? 인간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원초적인 철학적 질문이다. 명쾌하게 답변 할 수 있는가? 나는 모르겠다. 많은 이들이 말로, 글로 표현했지만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삶에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기 전에 질문 자체의 의미에 대해 자문해보길 원하고 있다.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접근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삶의 의미를 판단 할 수 있으려면 삶에서 빠져나와 그 삶을 관조해야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8. 그렇다면 니체는 무엇이라 하는가?  "삶은 무엇인가? 이 점에 근거하여 삶을 더 명확하게 규정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삶은 힘을 향한 의지이다."   [유고]


9. 저자는 '힘을 향한 의지'를 이렇게 풀이한다. '힘을 향한 의지는 세계라는 혼돈속에 어떤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사물에 자신의 힘을 부과하는 것은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10. 니체는 운명과 숙명에 대해 지극한 사랑을 부여했다. 니체는 그의 저서 [즐거운 학문]을 통해 존재의 모든 양상에 대해 '예'라고 답하는 것이 쉽다고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동적인 긍정의 원칙은 그의 눈에 원한, 양심의 가책, 허무주의에 대한 처방이 된다. 따라서 니체는 추하고 기괴한 것을 더 추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부정하는 대신에 그것을 본질적인 존재 양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함으로써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1. 자신과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과 반대되는 이상을 열망하고, 자신을 넘어서서 또 다른 존재가 되길 원하는 것은 인간이 지닌 특질이자 약점이다. 니체는 이런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고 생명 자체는 나에게 비밀을 말한다. '보시오, 나는 항상 나 자신을 극복해야 해요'라고 말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 니체에게 관건이 되는 것은 인간은 자기 현실에서 도망침으로써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더 현실적인 존재로 만듦으로서 초월함을 보이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충분한 긍정을 통해 초월할 수 있다. 신이 되기를 열망하는 대신에 온전한 인간이 되길 열망해야 한다는 니체의 말을 마음에 담으면서 이 책이 나름대로 책 제목의 값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니체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굳이 우울할 때가 아니더라도 상관 없을 것 같다. 항상 우울하다면 어느 때나 무관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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