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1. "학교는 잠깐 다니고 졸업하면 그만이지만, 배움은 그렇지 않다. 인생을 꽃피우고 싶다면 확 끌리는 분야를 찾아 미친 듯이 파고 들어라. 누군가 날 가르쳐 주겠지라는 기대는 접어라. 열정이 넘쳐야 스승이 나타난다. 졸업장이나 학위는 고민할 필요 없다. 아무도 날 무시하지 못할 만큼 실력을 키우면 된다."


2. 위의 글(말)은 이 책의 지은이 제임스 마커스 바크가 몇 해전 '위태로운 아이들'이 다니는 특수 학교의 초청 강연을 받고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그 학교는 일반 고등학교를 그만두거나 퇴학당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당시 스물넷이었던 바크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애플컴퓨터사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트 담당자로 일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담임교사는 바크가 고등학교 중퇴자로서 사회에서 '성공'한 표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강연을 부탁했던 것이다.


3. 아이러니하게도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의 질문에도 성의껏 답변을 해주고 학교를 나오는 길에 담임 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 "바크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당신을 강사로 초빙하는 일이 다시는 없을 겁니다. 당신이 아이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위험하니까요." 무엇이 위험한 메시지였는가?  


4. 바로 이 말. "배움은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게는 학교가 필요 없었다. 너희에게도 필요 없을 것이다." , "학교가 배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또 학교가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학교 생활이 좋다면 학교에 남아라.", "학교가 못마땅하면 학교를 떠나라. 학교 아니면 배울 곳이 없다거나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나를 떠올려라."


5. 만약 내 아이가 이 책에서 학교를 떠날 구실만 찾아 낼 성향이 크다고 생각되면, 위태로운 아이들이 더욱 위태로운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중간에 학교를 떠날 생각은 없고, 최소한 졸업은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단지 방향감각만 없다면 권해줄 만하다.


6. 지은이는 스스로 버커니어 기질이 있는 사색가라고 이야기한다. 버커니어의 오리진은 16세기의 프랜시스 드레이크 같은 항해가들이 롤모델이 되었지만, 나중엔 해적으로 불리워지긴 했다. 지은이는 이 버커니어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어떤 제도나 권위도 이들에게 재갈을 물리거나 멍에를 지게 하고 족쇄를 채우지 못한다고 한다. 여기저기 누비며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또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열망으로 가득찬 사람을 버커니어라고 부른다.


7. 바크가 성공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바쳤다.

- 내 기질과 리듬에 맞는 공부 방법을 개발했다.

- 활자로 된 증명서보다 실력과 괜찮은 발상을 높이 사는 분야에서 일했다.

- 내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도록 자신감을 키워 준 스승과 동료들을 만났다.


8. 바크는 책에서 시종일관 버커니어를 모델로 삼으면서 그의 지식과 경험의 항해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는 공부가 하기 싫어서 학교를 그만 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짜 공부가 하고 싶어서 학교를 그만 뒀다. 학교에선 마치 복도를 떠도는 유령이 된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가 학교를 그만 둘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타임]지에 실린 10대 컴퓨터광 유진 볼로흐 덕분이다. 유진 볼로흐는 열네 살의 나이로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9. 정규 교육을 받았다는 꼬리표 없이 소프트웨어 테스팅 분야에서 경쟁이 가능 했을 뿐 아니라 '테스팅 분야 1인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바크는 그의 경쟁 우위를 이렇게 설명한다.

1) 공부하는 습관 (살아남아야 했으므로)

2) 틀에 박힌 사고를 의심하는 열정적인 자세

 (난 권위를 불신하고 길들여지지 않았으며 진정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이었으므로)

3) 다방면에 걸친 공부(산만했으므로)

4) 야심(존재감에서 열정이 타오르므로)


10. 바크는 [갈매기의 꿈]을 쓴 작가 리처드 바크의 둘째 아들이다. 이 책의 지은이 바크는 버커니어 중 작가로서는 마크 트웨인을, 화가로서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빈센트 반 고흐를, 과학자로서는 찰스 다윈을 예로 들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이들이 자기 인생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남겼고 그 기록이 잘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자신이 택한 길을 후회하지 않았다는 점을 덧붙인다.


11. 부전자전. 아니 이 책의 지은이 바크(리처드 바크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의 아들이 앞서 있다. 바크는 16살 늦은 나이(?)에 학교를 그만 뒀지만, 바크의 아들은 12살 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바크의 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바크의 표현을 빌리면 '그냥 논다.'  바크 부부는 사실 아들이 아무 짓도 안하는 게 '아님'을 알고 있지만, 불안하다. 그 이유는 아들이 하는 행동이 언제나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 바크의 부모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12. 바크의 아들 이름은 올리버이다. 바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대화를 나누던 중 올리버가 소설 114편을 썼다고 말했다. (올리버가 12살 때) 그러나 올리버는 제대로 끝낸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는 이유로 그 누구에게도 소설을 보여 주지 않았다. 드디어 올리버는 16살 때 소설 한 편을 마무리해서 그의 어머니(바크의 아내)에게 보여주었다. 올리버가 하는 말이다.

"조만간 혼자 힘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팔릴 만한 글을 쓰는 법을 배워야겠어요."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

  바크가 그의 아들의 소설을 읽고 남긴 멘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