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간을 읽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 It's Science 1
마이클 코벌리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반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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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가장 각광받는 과학 분야인 뇌과학은 동물 실험과 인간 뇌에 대한 컴퓨터 이미징 기술의 발전 덕분에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의 위치와 여러 형태의 기억에  대한 실질적인 기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시작 단계일 뿐입니다. 그 세세한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낸 사실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뇌과학. 인지과학등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고도 먼 길입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 인간은 거만한(swollen-headed, 머리가 부은) 족속이다."  그 이유는 우리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보다 똑똑하다고, 그리고 어느 인정 많은 신이 인간에게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축복을 내렸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길 좋아한다는 이야깁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어'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식물도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하지만, 인간들끼리 서로 교환하는 '언어'에 수준과는 비교할 수가 없겠지요. 우선 그들에겐 기록이 없으니까요.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의 언어가 너무 특별하므로 신이 내린 선물임에 틀림없다고 했습니다. 유물론을 믿는 과학자들조차도 때때로 어떤 기적적 사건이, 아마도 우연한 유전적 돌연변이와 같은 것이 일어나서 우리에게 '수다'라는 선물을 주었음에 틀림없다고 가정해왔지요.


인간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노엄 촘스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촘스키는 인간이 언어능력을 타고 났다는 가설하에 '언어 생득설'을 주창했습니다. 언어는 자극과 반응, 즉 훈련에 따른 행위일 뿐이라는 왓슨-스키너 등 행동주의 실험심리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촘스키는 단호하게 배격하고 있습니다. 인지신경과학을 주로 연구하는 심리학자인 이 책의 지은이는 인간의 언어에 대한 기원을 손짓에서 진화했다고 생각한답니다. 손을 통해 소통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이야기지요. 이는 도구의 발달과 더불어 뇌의 크기도 극적으로 커졌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의 타이틀엔 '뇌(腦, brain)'가 등장하지만, 사실 심리학쪽에 가까운 글들입니다. 부제목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20가지 뇌과학 이야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 표현하길 '마음의 현대 과학이라는 모자이크를 다뤘다고 합니다. 이 글의 대부분은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에 칼럼으로 실렸던 글들을 고쳐 썼다고 하네요. 


이미 대중적인 지식이 된 좌뇌와 우뇌의 기능과 역할 차이. 거울 뉴론(mirror neuron), 왼손잡이에 대한 수수께끼, 욕설, 기억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을 심리학에선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이라고 합니다. 이 이론은 남들과 공감하는, 그들의 기쁨이나 고통을 함께 하는 우리의 타고난 성향이 바탕이 되지만, 우리가 남들과 더 복잡한 방식으로 때로는 교활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도록 해주기도 한다는 설명을 붙이고 있습니다.


1980년 [사이언스]에는 "당신의 뇌는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기사가 실려서 사람들의 뇌가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 뇌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뒤이어 1982년에는 요크셔 텔레비전에서 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이 도발적인 질문의 기저에는 영국의 소아과의사 존 로버의 연구 결과가 거론됩니다. 그는 뇌수종 때문에 뇌의 내용물이 외견상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은 사람들의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IQ가 126으로 측정되고 수학 학위까지 있는데도 뇌 스캔 영상에서 비치는 대로라면 뇌라고 할 만한 것이 아예 없는 어느 젊은 남자였습니다.


그 사례는 엄격한 검토와 연구 결과가 뒷받침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관심을 가져 볼 만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 사례들의 실질적인 뇌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단지 한 쪽으로 밀려서 작게 보였을 것이라는 추정만 할 따름입니다.


심리학에 국한 시켜 본다면, 19세기에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시작된 과학적 심리학이 20세기에 들어서 왓슨 - 스키너로 대변되는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발전합니다. 최근 들어 심리학은 뇌를 주목하게 됩니다. 뇌기능과 뇌과학, 인지과학으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심리학은 사고에 관심을 주는 만큼 느낌 역시 중요하게 인식합니다. '뇌'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뇌손상과 질환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뇌신경의학과는 차이가 있지요. 


이 책은 그리 깊은 내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책은 아닙니다. 

우리의 '뇌'와 '감정'을 이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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