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동양학 - 동양 고전의 눈으로 오늘의 현실을 읽어내다
김덕균 지음 / 글항아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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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학은 다소 무겁게 느껴집니다. 우선 한자가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나 망설이다 읽기 쉬운 책부터 손이 갑니다. 나중에 본격적으로 읽어보자 하다가 결국 먼 그대가 되고 맙니다.

이 책의 지은이 김덕균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양학에 관련된 여러 권의 저서를 낸 학자입니다. 동양학의 즐거움과 한국의 효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대중 강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동양학이 이 땅의 삶, 요소요소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적 바탕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도 엄연히 작동하고 있는 동양적 문화의 논리와 방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화의 기초가 되는 사상과 역사에 대해 말을 건네면 어렵고 고리타분하다고 손을 내젓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합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는 여러 이유 중에서 우리가 동양학에 대한 접근 방법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학문체계로서 동양학을 공부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 곧 감성적인 접근으로 풀어가야 할 때와 머리 곧, 곧 이성적인 접근으로 풀어야 할 때를 구분하자는 것입니다. 동양학이란 동양적인 문화와 환경에서 성립되었기 때문에 동양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때 중요한 것은 직관이고, 직관의 중심에는 몸과 마음이 있습니다.

지은이가 이 책을 구상한 목적과 이유는 동양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고자 하는 욕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대중과 소통하며 이러한 벽이 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연구나 답사차 여행을 많이 다니는 지은이는 중국과 일본, 대만에서 보고 들었던 것을 토대로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어떻게 차이나고 또 무엇이 통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양학이란 이론이 실제 삶속에 녹아들어 있는 경우를 충효사상에서 찾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충효사상하면 복종과 순종을 강요한 지배 이데올로기로 생각하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숱하고, 또 그것이 이념과는 거리가 먼 일상적인 감동을 주는 내용들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제목을 ‘통쾌한 동양학’이라고 한 것은 동양학을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가 서로 ‘통(通)’ 했으면 하는 바람과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합니다.

 

- 책속에서
 

“동양사상은 몸과 마음으로 하는 공부다. 한마디로 기학(氣學)이며, 심학(心學)이다. 몸과 마음은 나눌 수 없는 관계이다. 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이고 심장은 마음이 머무는 곳이다. 몸으로 느낀 것이 마음에 와 닿고 그것이 두뇌로 전달되어 지식으로 쌓인다. 그리고 쌓인 지식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무의미하다. 한마디로 이성적 지식보다는 감성적 지식이 중심이다. 이론적 지식보다는 실천적 지식이다.”

“사람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혼자가 아닌 함께 라는 인연을 맺게 된다. 동양에서 최고의 윤리 덕목으로 꼽는 인(仁)은 사람이 사회를 떠나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인’이라는 글자는 인(人)과 이(二)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이것은 ‘인’이 사람다움의 기본이며 두 사람 이상이 사회관계 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또 개개인의 본성을 만남이라는 형식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만일 사람이 사회적인 관계를 떠나 무인도에서 살아간다면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인 인간, 즉 개인의 본성을 실현하는 인간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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