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브레인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놀라운 무의식의 세계
샹커 베단텀 지음, 임종기 옮김 / 초록물고기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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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가?

이를 표현하는 말이 따로 있다. 무의식적 편향이라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사람들의 의도와 불일치하는 상황을 표현한다. 인간의 행동을 이 ‘무의식적 편향’이라는 맥락에서 생각하면 이전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수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운동선수임에도 왜 과도한 압박감에 시달리는지, 시시콜콜한 일들로 티격태격 다투는 가족은 왜 그런 것인지, 왜 엉뚱한 판단을 해서 자동차 사고와 같은 소소한 문제들뿐만 아니라, 아주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까지 만들어지고 이어지는, 안 좋은 사건의 연속성까지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숨겨진 힘을 구체화하기 위해 심사숙고하였고, 하나의 새로운 용어 즉, ‘숨겨진 뇌’라는 말을 만들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이 숨겨진 뇌라는 말이 우리의 두개골 안에 있는 어떤 비밀요원이나 최근에 밝혀진 뇌 모듈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숨겨진 뇌’는 우리가 깨닫지는 못하지만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다양한 영향력을 가리키는 그 무엇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우리가 왜 의식적인 뇌와 숨겨진 뇌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 그 중 하나는 우리가 규칙적으로 두 종류의 경험 즉, 새로운 경험과 익숙한 경험에 맞닥뜨린다는 것이다. 의식적인 마음은 합리적이며, 신중하고 분석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서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일단 문제가 이해되고, 문제를 푸는 법칙들이 발견되고 난 후에도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매번 다시 심사숙고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될 것이다. 숨겨진 뇌는 휴리스틱(heuristic, 안정감을 안전함과 연결하고 불안을 위험과 연결시키는 마음의 지름길)의 달인이라고 한다. 숨겨진 뇌는 일상적이고,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하기위해 마음의 지름길을 잘 이용한다.


숨겨진 뇌는 발음하기 쉬운 기업의 이름들을 안정감과 연관시켰고, 발음하기 어려운 기업의 이름들을 불안감과 연관시켰다. 안정감은 투자자들이 특정 주식을 선택하며 그 주식의 가치를 과대평가했던 이유인 친숙함이나 안전함과 연결되었다. 불안함은 투자자들이 특정 주식들을 피하고, 주식을 과소평가했던 이유인 위험이나 생소함과 연관되었다. 휴리스틱을 낯설고, 알지 못하는 상황에 적용시키는 것이야말로 트러블을 일으키게 된다.


어떤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보기위해 계획적으로 행동을 조작했던 심리학자들과 달리,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의 조절은 대부분 일상적인 대화 과정 중에 무의식적이고 무심결에 일어난다. 나는 당신의 무의식적인 신호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를 보면, 네덜란드의 에플 비즈라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가 고객들의 주문내용을 반복해서 말할 때마다 그녀의 팁이 올라갔다. 평균적으로 140 퍼센트 이상의 팁을 주었다. 이러한 방법은 최근 대부분의 외식업소나 서비스부문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숨겨진 뇌의 메커니즘은 우리가 속 좁은 이기심에 조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전측두엽은(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진화의 과정에서 형성되고 우리에게 전해진 뇌의 한 부분이다. 타지마할과 에펠탑, 우주선과 고전예술, 법과 정부, 즉 문명 자체가 이러한 뇌영역의 산물이다. 우리 사고의 대부분을 바로 이 영역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사물을 분석하고, 예측하고, 선택하고, 판단을 내린다. 뇌의 나머지 영역과 마찬가지로 전측두엽이 수행하는 일의 많은 부분이 무의식적이다. 이 영역으로 인해 인간은 사회적 상황 판단 능력과 미적 판단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영역은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숨겨진 뇌는 규칙들을 몸에 익히고 그 규칙들에 따르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맥락으로 보면 숨겨진 뇌는, 이름 자체가 주는 은밀한 분위기나 어둠의 요소가 아니라 착하고 밝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숨겨진 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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