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생명 오디세이 - 우주생물학의 교과서
크리스 임피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우주생물학(Astrobiology)"은 우주속의 생명을 연구하는 신생 분야이다. 생물과학과 물리과학의 온갖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이 분야로 모여든다. 우주생물학은 연구할 대상이 없는 분야라거나 오로지 희망과 호언장담에 의지해서만 존속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대감은 손에 잡힐 듯이 뚜렷하다. 컴퓨터와 보조 장치의 성능을 높인 기술의 혁명은 우리가 먼 곳에서 온 빛을 모으고 우주로 정교한 탐지장치를 보내는 능력도 바꿔놓았다. 수십 년 안에 우리의 생물학이 유일한지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임피(Chris Impey)는 애리조나 대학교의 천문학과 교수이다.
임피는 애리조나 대학교 교육상을 10회 수상했으며, 카네기 재단에 의해서 올해의 애리조나의 교수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처음으로 쓴 대중과학서이다.

우주생물학 연구는 우리를 앎의 가장자리로 이끈다고 한다. 지구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들의 범위를 이해하려면 지구를 끝까지 탐험해야 한다. 태양계에서 생명을 찾는 작업은 우리를 우주 기술의 한계로 이끈다. 다른 별들 주위의 행성들에서 생명을 찾는 연구는 우리를 망원경이 도달 할 수 있는 한계로 이끈다. 추측은 돛을 부풀릴 수 있지만, 관찰은 과학의 배를 제 항로에 유지시키는 바닥짐이다. 우주생물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가 아는 것들을 어떻게 아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대부분의 생명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부드러운 부분들은 썩고 분해되며, 단단한 부분들은 물과 바람에 침식된다.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생명 역사의 추적은 생명의 흔적이 보존된 드문 사례들을 기초로 삼아 마치 탐정이 범인을 추적하듯이 이루어진다. 생명이 오랜 세월동안 온전하게 매장될 수 있는 곳은 암석 속뿐이다. 그래서 생명 이야기와 암석 이야기는 서로 얽혀 있다.

미래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에 혁명을 가져온 폭발적인 기술 진보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면, 비 생물학적 지능이 훨씬 능가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로 보인다. 커즈와일이 2005년도에 출판한 책에 의하면, “인간과 기계 사이의 구분, 또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구분은 없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전망 앞에 소름이 돋겠지만, 커즈와일은 그런 진보들이 배고픔과 가난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예측이 가치중립적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의 변화는 탈 생물학의 시대, 즉 기계와 생물이 융합하여 우리 자신이 새로운 존재가 되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계와 생물의 융합으로 탄생할 새 존재의 이름은 “인공두뇌유기체(Cybernetic Organism)”의 약자인 “사이보그(Cyborg)”이다.

진화는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느리고 점진적인 변화의 과정은 시각화하기 어렵다. 적응에 의해서 새로운 종이 발생하려면 수백 혹은 수천 세대가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시적인 혹은 가속된 자연선택의 예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 예는 다윈이 연구한 갈라파고스 군도의 핀치들의 부리다. 우연의 역할 역시 많은 사람들이 마뜩하지 않게 여기는 점이다. 어떻게 무작위한 변이가 눈이나 날개처럼 대단한 것을 발생시킬 수 있단 말인가? 절반쯤 완성된 눈이나 절반쯤 완성된 날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태양계에서 생명의 흔적을 추적할 때 우리는 우주에 관한 준엄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우주는 엄청나게 크다. 화성에 가서 암석을 가져오는 일이 왜 그리 어렵단 말인가? 우주여행은 비싸다. 그러나 50년에 걸쳐 초강대국들이 경쟁을 벌인 후 드디어 민간업체들이 우주 여행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머지않아 사업가들이 우리를 다른 별로의 여행을 비롯한 새로운 모험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먼 세계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도약시킬 사건은 우주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기의 교란을 벗어난 우주에서는 행성을 탐지하기가 더 쉽다. 우리는 비교적 작은 망원경만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지만, 우주 망원경으로 포착한 상은 지상의 망원경으로 포착한 상보다 배경이 훨씬 더 검기 때문에, 우주 망원경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큰 위력을 발휘한다. 나사와 유럽 우주기구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들을 탐지하는 임무를 띤 함대를 보내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계획은 많은 비용이 들며, 함대들의 출발 시기는 아직 미정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한다.
“인류는 어리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름답고 친절하게 행동할 수 있지만, 또한 집단적으로는 근시안적이며 공격적이다. 기술이 지혜를 앞지른다면, 지능만으로 우리의 생존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죽어야만 하는 운명을 두려워하면서 우리는 우주라는 광활한 바다에 메시지를 띄운다. 우리는 묻는다. 우리만 있는 것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모든 각각의 호흡과 독창적인 생각과 자비와 사랑으로 의미를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의 과학과 우리의 예술에 행복이 있다. 둘 다 소중히 간직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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