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명의 개연성 - 최초의 눈, 뇌, 손, 날개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마크 W. 커슈너 & 존 C. 게하트 지음, 김한영 옮김, 존 노턴 그림 / 해나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찰스 다윈 선생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면, 아니 그 분이 현 세대에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계시다면 어땠을까? 어디에선가 유전자 연구에 몰두하시고, 복제에 전념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그 특유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희한한 종들을 만들어내진 않으셨을까?
다윈이 변이와 선택에 기초하여 진화론을 제기 했을 때, 자연선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으나 변이를 설명하진 못했다고 한다. 이것이 다윈의 딜레마였고, 저자와 같은 후학들은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해온 결과를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 마크 W.커슈너는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세포생물학자로 소개되고 있다. 공저자 존 C.게하트는 캘리포니아 대학원 세포발달 생물학 교수이다.
진화론의 미완성은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 문제가 되었고, 생물학자들은 계속해서 진화론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시각을 덧붙였다. 다윈의 포괄적인 진화론은 세 개의 주요한 토대위에 서 있었다. 자연선택에 대한 이론, 유전에 대한 이론, 유기체내에서의 변이의 발생에 대한 이론이 그것이다.
두 저자는 그들의 전공분야를 기초로 충실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세포과정 및 발생과정들에 대한 분자학적 지식을 토대로 진화능력의 변이요소를 설명해주고 있다. 촉진된 변이이론은 유기체와 유기체의 광범위한 적응성 표현형을, 무작위적 변이로부터 작위적인 표현형 변이로 넘어가는 과정의 핵심에 놓고 있다.
진화적 변이의 사례는 다윈이 1834년 갈라파고스에서 발견된 부리의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핀치의 경우로 돌아간다. 그 후 20세기 말 생태학자 겸 진화생물학자인 로즈메리와 피터 그랜트는 몇 십 년에 걸쳐 핀치의 부리를 연구했다. 그들의 작업은 퓰리처상을 받은 조너선 와이어의 「핀치의 부리」에서 다뤄졌다. 갈라파고스핀치의 일반적인 역사는 널리 알려져 있다. 1백만 년이나 그보다 약간 짧은 기간에 남아메리카에서 갈라파고스 제도로 건너온 조상 핀치들이 몇몇 종으로 진화했다. 어떤 종은 큰 견과류를 깨기에 적합한 큰 펜치형 부리를 갖게 되었고, 어떤 종은 과일에서 벌레를 끄집어내기에 적합한 겸자형 부리를 갖게 되었다.
저자들은 촉진된 변이를 밝히는 데에 가장 유망한 실험방향을 발생의 진화에 대한 연구, 즉 여러 동물 집단들의 발생과정을 비교하고 그 차이와 연관된 유전자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에 있다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유기체 집단들이 가진 특성들(부리, 수족, 지느러미, 강모패턴, 색 패턴)의 발생에서 실제로 무엇이 변했는지를 밝혀내고, 그 발생 및 기능과 관련되고 보존된 과정들을 확인한다. 또한 그 과정들을 묶어 해당 특성을 만들어내고 산출물 범위를 정하는 조절상의 수정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결국 조상들의 계통에서 어떤 유전성 조절변화들이 선택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지식으로부터, 돌연변이에 기인한 변화들의 수 및 종류의 측면에서 새로운 특성을 생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는 쉬웠는지는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150년 동안 다윈은 옳다 혹은 틀렸다 하기도 했고, 의심을 받고 무시를 당했으며, 악마 취급을 당하거나 우상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최근 다윈이 새롭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진화론 측면보다는 유전자에 대한 분석, 연구가 활발하게 발달하면서 그의 학문에 대한 자세와 업적이 재평가 받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저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새로운 주요과학이론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유용한 변이가 이루어지는 방법을 다루는 촉진된 변이이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변이가 어떻게 출현하는가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진화적 변화의 용이함에 대한 이해가 나온다. 이들은 촉진된 변이이론을 과학자들뿐 아니라 생물학 이론의 최첨단 개념들을 탐구할 준비가 되어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제시하고자 계획했다. 두 부류의 독자에게 동시적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지만, 개념은 냉정하게 학문적으로 처리하면서 전체적인 언어적 흐름은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되어있다.
책 뒷부분에는 「참고문헌」과 별도로 「용어해설」이 실려 있다. 비전공자인 경우에 이 단어들만 눈에 익혀도 같은 계열의 서적을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