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숨은 상처
리차드 세넷.조너선 코브 지음, 김병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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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계급의 숨은 상처

_리차드 세넷, 조너선 코브 / 문예출판사 (2025)

 

 

이 책은, 저자인 리처드 세넷(노동 및 도시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과 공저자인 조너선 코브(공공 정책 연구 센터의 전직 연구원)1972년에 첫 출간했다. 두 사람은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사는, 대다수가 아일랜드와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인 백인 노동 계급 가족 100가구를 심층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설문지에 체크한 항목들을 통계 처리하여 수치화하는 일반적인 조사와는 다르게, 노동자계급 가족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서사와 그들의 내면 깊숙이 뿌리 내린 계급의식을 살펴봤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편집되었다. 1부는 상처의 근원이란 타이틀에 이어 능력의 배지, 희생과 배신, 상처받은 존엄성의 용도 등의 소제목이 달려있다. 2부는 꿈과 방어를 주제로 해서 분열된 자아, 자유라는 제목의 글이 이어진다. 결론은 밝지 않다. ‘흠집난 인본주의이다. ‘능력의 배지에서 배지는 무슨 뜻인가? 흔히 뱃지라고도 표현하는 그 배지이다. 배지는 신분 따위를 나타내거나 어떠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물건이다. 물론 책에선 실제로 계급사회에서 등급을 매긴 배지가 아닌 상징적인 의미로 쓰인다.

 

 

때로 능력의 배지를 얻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다. 건설적인 힘도 있지만 파괴적인 면도 있다. 양면성이 있다. 경쟁사회에서 상급의 배지를 얻기 위해 동료들의 등을 누르고 올라가기도 한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욕망이 강할수록 정작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일하고는 점점 멀어져간다.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이 연출되기도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배지를 나눌 어떤 자격도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런 자격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도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징후일 것이다.”

 

 

책의 제목으로 쓰인계급의 상처를 이야기해본다. 우선 사회 내에서 사람들 간에 계급, 계층이 형성 된 것이 몹시 못마땅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역사와 전통은 유구하다. 계급사회는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그들 스스로도 자신의 존엄성이 확고하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 느낌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하나는 왜 어떤 사람은 높은 계층에 속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낮은 계층에 속하는지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통해서다. 또 하나는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 자신의 존엄성, 다시 말해서 작동하지도 않고 작동할 수도 없기에 원초적 불안을 강화하는 자기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사회가 내리는 정의를 통해서다. 저자는 능력이 개인의 자격을 판별하고 나누는 기준으로 자리 잡는 사회에선 노동자들의 마음 안에는 무력감과 수치심이 채워진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계급의 숨은 상처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같은 노동자 그룹 내에서도 계층이 나눠진다는 점일 것이다.

 

 

2023년 이 책을 재출간하는 시점에 세넷은 이렇게 말한다. “‘사회적 지위의 문제이던 계급의 상처가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다. 각 나라의 부()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공통적으로 노동자들은 세상이 소수의 특권층과 대다수의 평범한 노동자로 나뉘는 데 분노하고 있다. 노동운동이 더욱 심화되고 격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점, 사회적으로 큰 숙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정치, 사회 현장에 큰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각 구성원들의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 상호 존중심 등이 더욱 요구된다. 아울러 보다 공정하고 현명한 정책 지도자들이 계층 간 간극을 좁히는 일에 더욱 많이 깊이 개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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