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다다익선(多多益善)
1.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2. 오만한 성격을 비유하는 성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多) 많을 다
많다, 넓다, 도량이 넓다, 겹치다, 포개지다
익(益) 더할 익
더하다, 증가, 느는 일, 유익하다
선(善) 착할 선
착하다, 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것, 높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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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는 뜻의 ‘다다익선’은 우선 그 뜻이 좋아 2천년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이 인용했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 성어의 유래를 알고 나면 함부로 입에 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이 성어의 유래를 알아보자.
기원전 202년, 5년에 걸친 초한쟁패 끝에 항우를 물리치고 서한을 건국한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후 편안한 시간에 명장 한신과 대화를 나누었다. 유방은 장수로서 한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가 군사를 거느린다면 얼마나 거느릴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진정한 명장 한신의 대답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한신은 별생각 없이 “폐하는 10만 명이면 충분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유방은 은근히 기분이 나빴다. 이번에는 다소 까칠하게 “그러는 그대는 얼마나 거느릴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대목에서 유방의 의도를 눈치 챘어야 하는데, 순진한 무장 한신은 이 질문에도 솔직히 대답했다.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라는 ‘다다익선’이 바로 이 대목에서 나온 것이다. 유방은 마음이 완전히 상해서 “그렇게 잘난 그대가 왜 내 밑에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한신은 그제야 아차 싶었다. 말을 잘못한 것이다. 유방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서둘러 둘러댄 말이 “폐하는 장수를 잘 다루는 장수이십니다”였다. 여기서 ‘선장장(善將將)’이란 단어가 나왔고, 훗날 ‘장수 위의 장수’라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 장상지장(將上之將)‘의 밑천이 되었다.
하지만 유방의 상해버린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얼마 뒤 한신은 모반죄를 뒤집어쓰고 삼족이 멸하는 처참한 형벌을 받아 죽었다. 한신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사자성어를 남기면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다다익선’ 뒤로 ‘토사구팽’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던 것이다.
‘다다익선’은 한신의 오만한 성격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다. 함부로 사용하면 곤란해질 수 있다. 고사를 잘 아는 사람이나 중국인들에게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건방지고 오만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뜻을 가진 성어로 ‘탐득무염(貪 得無厭)’이 있다. ‘싫증도 내지 않고 욕심을 부린다’는 뜻이다.
_참고도서 : 『알고 쓰자 고사성어』 김영수 / 창해
_사진출처 : Unsplash의 Ryunosuke Kiku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