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시미즈 켄 지음, 박소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리뷰


【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

_시미즈 켄 / 한빛비즈




해가 바뀌었다. 설 기분은 안 난다. 음력설 때나 제대로 해가 바뀌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리뷰를 올리는 몇몇 블로그 카테고리에 연도수를 표기해놨기 때문에 1월 1일을 기해서 고쳐놓았다. 어쨌거나 2023년이다. 몇 해 전부터 지인들과 주고받는 카톡이나 SNS인사에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무탈 평안’이다. 새해 인사를 나누면서도 많이 썼다. 나도 많이 받는 문장이기도 하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위험해지면서 무사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감사할 일이 되고 말았다.


만약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1년밖에 안 남았다면? 아니면 1년 후쯤 내가 병상에 누워서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야 한다면?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는 경우는 대부분 ‘암’이다. 한국의 경우 2018년 보건복지부 발표 국가 암등록 통계를 보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였고, 남자(80세)는 39.8%, 여자는 34.2%였다. 암은 고령자만 걸리는 병도 아니다. 일본의 통계를 보면 암 환자 3명 중 1명이 생산연령에 해당하는 15~64세에 속한다고 한다.


이 책의 지은이 시미즈 켄은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다. 암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정신종양학’ 전문의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정신종양학 학회가 있다. 학회가 개설된 지 8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암이 환자의 신체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암의 심리적, 사회적, 행동적 측면에 대해 연구하면서 실제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쉽게 정리하면, 암의 심리사회적 측면을 다루는 분야이다. 일차적으로 암 환자 및 가족이고, 넓게는 암 관련 치료진의 스트레스 및 소진관리를 담당한다.


지은이는 2003년부터 국립암연구센터 중앙병원에서 암 환자와 가족들을 진료했다(암 환자의 가족은 ‘제2의 환자’이다. 환자 당사자만큼이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심하기 때문이다). 매년 200명 남짓의 환자를 만나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환자들을 상담했다. 이 책을 통해 지은이가 만난 환자들과 환자들을 통해 얻게 된 삶의 지혜들을 정리했다.


“사람은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마음대로 살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must의 삶과 want의 삶이 있다. must의 삶은 나의 의지보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다른 한 편 want의 삶은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삶이다. must의 삶이 주장이 강하면 want의 삶은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지은이는 환자들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삶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이런 고백을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인 채 어른이 된 후, 내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는 문제를 처음 대면하게 되었다.”


“죽음을 응시하는 일은 어떻게 살아갈지를 응시하는 일.”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거북하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곧 삶을 생각하는 일이기도 하다. 비록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을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익히 알고 있는 이들이 많겠지만, 영어의 present는 현재, 지금이라는 뜻과 함께 ‘선물’이라는 뜻도 담겨있다. 지금 이 시간 오늘은 내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다. ‘오늘’이 전부이다. 내일은 내일 되어봐야 안다. 이 책을 암 환자와 가족, 지인들 그리고 현재 반 건강인 반(또는 잠정)환자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