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선사시대 불의 요리부터 오늘날 비건까지, 요리의 위대한 진화 한빛비즈 교양툰 20
브누아 시마 지음, 스테판 두에 그림, 김모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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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 선사시대 불의 요리부터 오늘날 비건까지, 요리의 위대한 진화 | 한빛비즈 교양툰 20 / 브누아 시마 (지은이),스테판 두에 (그림),한빛비즈

 

 

“70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최초의 인류가 등장했다. 이 새로운 영장류는 뭐든 보이는 대로 집어먹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채식을 했고 음식을 준비하는 법이 없었다. 이 세계에 요리란 존재하지 않았다.”

 

의식주에서 초기 인류는 식(食), 주(住), 의(衣) 또는 식(食), 의(衣). 주(住)의 순서였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 우선순위였으리라 추측한다. 무엇을 먹을까 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로 고민하는 가운데 ‘요리’가 생겼다. 요리는 불(火)과 관련이 있다. 불을 어떻게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아마도 자연발화적인 불이 먼저였으리라 생각한다. 어디선가 불이 났다. 궁금해서 그곳에 가보니 모든 것이 타고 있었다. 그 불속에는 식물은 물론 동물도 있었다. 불이 꺼진 다음에 동물의 사체를 먹어보니, 생으로 먹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로 넘어오면 그들은 단지 음식 재료를 찾고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리법과 식사예절을 처음으로 고안하게 된다. 요리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사회 활동의 밑바탕이 된다. 크로마뇽인(사피엔스의 이전 이름, 주로 후기 구석기시대 사람을 지칭한다)은 먹는 일에 진심이었다.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조미료와 함께 특히 주목할 만한 장기 보존법을 고안했다.

 

조리법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1700년에 등장했다. 설형문자인 아카드어로 남아 있는데 이 세련된 조리법은 바빌론 왕이 개최한 연회가 얼마나 화려했는지 보여준다. 요리가 정교해질수록 시대를 앞선 복잡하고 다양한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고고학자에 따르면 고대에는 방식이 다른 가마가 4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일부 고대 요리법은 동서양 식도락 문화에 여전히 남아 있다.

 

서양문명은 그리스에서 출발한다. 요리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스에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단순한 사회 활동이 아니었다. 그리스인들은 식탁에서 정치를 논했다. 플라톤이 등장하기 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시민은 집단 연회에 참석할 의무가 있었다. 이러한 시민 참여는 초기 민주주의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위대한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뿐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민들은 우리 땅에서 난 소금과 함께 올리브, 치즈, 양파, 야채를 먹고 살아갑니다. 후식으로 무화과, 완두콩, 강낭콩까지....완벽한 식단이죠.” 신토불이의 원조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스의 시인이자 미식가였던 아르케스트라토스가 역사상 처음으로 요리책을 펴내고 제목을 ‘식도락’이라 붙이면서 이 말이 탄생했다. 나폴레옹 시대 시인 조제프 베르슈는 이 ‘식도락’이라는 말을 다시 쓰면서 유명해졌다. 그 배경에는 프랑스가 앞장서 현대 요리를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1700년대 말 파리의 레스토랑 수는 100개 정도였으나 1795년 무렵엔 600개, 1815년 무렵에는 무려 3천 개까지 늘어난다.

 

1986년, 포도 재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랑게에서 먹거리 활동가들이 작은 혁명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자본주의 시장의 식품 산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역 미식 유산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 매일 먹는 식재료가 어디서 나는지도 신경 써야하고, 땅을 더 가까이 하면서 더 천천히 사는 다른 삶의 방식도 필요하다는 ‘슬로푸드 운동’이 시작됐다. 1989년 이 먹거리 활동가들은 국제 슬로푸드 협회를 창설한다. 그리고 이 협회는 점차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딱히 요리에 관심이 없더라도, 요리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요리와 더불어 인류가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는 계기가 된다. 책 뒷부분. 집에서 시도해볼만한 22가지 각 나라의 ‘추천 레시피 모음’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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