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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 개정판 ㅣ 한빛비즈 교양툰 14
장 노엘 파비아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조한나 감수 / 한빛비즈 / 2021년 11월
평점 :
【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 개정판 | 한빛비즈 교양툰 14
_장 노엘 파비아니 / 한빛비즈
1.
인류 초기의 의학은 주술 영역에 속했다. 주술적인 치유행위에서 시작된 의술은 히포크라테스이후 점차 과학적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의술은 연금술이나 종교 교리, 미신 같은 강력한 신화와 대결해야 했다.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전염병이 등장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에 당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신의 노여움’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이니 제대로 된 상황대처나 치료법도 있을 리가 없다. 오랫동안 발진 전염병은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흑사병’이라 불렸다. 그 결과 수 세기 동안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18세기 영국의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 19세기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 그리고 독일의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의 등장으로 마침내 전염병을 고치는 효과적인 치료가 시작되었다.
2.
이 책의 저자 장 노엘 파비아니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조르주 퐁피두 병원 정신과 교수이다. 매일 300여 명의 의대생 앞에서 강의하던 중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다가 재미난 일화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의학이 발전되는 과정 중 요즘 생각하면 ‘세상에 그런 일이’할 에피소드가 듬뿍 담겨있다. 굳이 의학에 관심 없을지라도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프랑스의 저명한 만화가의 풍자적인 그림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3.
인간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그렇지만, 의학 역시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의학은 좌절과 희망 사이를 오가며 진보해왔다. 더 나은 치료법 개발에 앞장서는 동시에 자본에 혈안이 된 의학 산업도 함께 자리잡아가고 있다. 문제점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복제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계속해도 될 것인가? 유전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조작은 합당한가? 발달된 기술로 식물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이러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향후 의학은 더욱 빠르고 크게 발전할 것이다. 1999년 처음으로 동맥류 로봇 시술이 성공한 이후 로봇 수술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 원격기술 개발로 의료혜택 공급이 미진한 지역에 사는 환자도 이동의 번거로움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의료용 칩으로 간편하게 만성질병과 심장병을 관리하고 약물을 처방한다. AI 역시 의학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다. 나노바이오 분야는 원자의 거리 측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나노입자로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고 미생물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유전적 결함을 탐지하며 병변 부위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투여한다. 향후 의학 발전에 바라는 것은 희귀병, 난치병 치료도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이 부분은 수익성(다량 소비)이 없다는 이유로 제약기업들이 연구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큰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박애정신으로 무장한 글로벌한 재정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