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김우석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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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_김우석 / 필름(Feelm)

 

 

 

본인의 외모나 성품에 100프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반대로 매일 자존감의 밑바닥을 긁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찌됐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살아가는 것은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들도 피곤하다. 냉탕(낮은 자존감)과 온탕(공주병, 왕자병)을 왔다 갔다 하며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냉온탕 대조욕은 몸에도 좋긴 하다.

 

 

에세이집을 읽는 것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된다. 나를 객관화시켜보는 시간도 된다. “너는 너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여름이 오기 전 꼭 말해주고 싶었다.” 꼭 여름이라는 계절이라고 못 박지 않아도 된다. 여름이면 어떻고 겨울이면 어떤가. 지금 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시간이다. 지나가면 그만인 시간이다. 그러나 대부분 과거나 미래에 붙들려 현재를 소홀히 한다. 나 역시 그럴 때가 많다. 요즘은 왜 지난 시간들 속 멍청했던 일들, 때로는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말이나 행동)들이 꼼지락거리며 올라와서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쳐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 저자는 청소기를 돌리려고 했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기에 저자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청소기가 안 돼.” 어머니가 답하길 안 그래도 새 청소기 주문했어. 내일이면 도착할거야.” 가전제품을 10년 정도 쓰다가 고장 나면 새로 사는 게 현명한 처사이다. 저자가 어머니에게 다시 묻는다. “오늘 작동이 안 될 거라는 걸 미리 알았어?” “얼마 전에 청소기에서 지쳐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지쳐가는 소리는 어떤 소리가 나?” “언젠가 자연스레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거야. 지쳐 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 ‘지쳐본 사람은 알게 된단다는 말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 생각과 마음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타인이 불현 듯이 노출하는 힘든 표시에 무관심하다. 정작 본인이 힘들 땐 온 동네가 다 알도록 표시를 낸다. “어떤 말을 듣고 싶었느냐고 당신에게 묻고 싶은 밤이다.”

 

 

질문은 늘 나를 향해 있는데,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했다.” 경우는 다르지만, 나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먼저 내 안에서 나의 문제점을 찾아야 하는데,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상대방이 꿈쩍도 안 한다고 화를 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리석기가 끝이 없다. 잘 안보이면 잘 보이도록 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잘 안 보인다고 비키라고 소리만 지르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책에 실린 잔잔한 글들을 읽다보면 어수선한 마음의 편린들이 차분하게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나도 가끔 내가 마음에 들기도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때가 더 많다. 그러나 내가 나를 보듬어 안아주지 못하면 누가 그리하겠는가. 당신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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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1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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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1 15: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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