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 인문학 - 아름답지 않아도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이주영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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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 인문학 - 아름답지 않아도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_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 윌북

 

 

()와 추(). 단순하게 생각하면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와 추의 개념이 좀 더 복잡해진다. 이분법적인 사고는 이 시대에도 지배적이었다. 신의 자녀, 선함과 진실의 누이라고 의인화된 아름다움()은 질서, 조화, 우아함과 연결된다. 반면 추함은 악덕, 거짓. 거짓말과 연결되고 무능함, 결핍, 부패를 상징한다. 심지어 추함은 헐벗음, 가난, 모자람을 가리키기도 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미의 추구는 강박 증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현대의 육체는 수리, 보수해서 개선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특징이 있다. 유전자 게놈의 해독으로 고쳐 쓰는수준을 넘어, 아예 새롭게 만들어지는 상태까지 달려가고 있다. 병과 죽음에서조차 멀어지려고 한다.

 

그렇다면, 외모는 어떤 의미와 범주를 갖고 있을까? 외모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개인의 겉모습과 신체 특징 전반을 가리킨다(기형, . 몸무게, 얼굴특징, 유전자 이상 증상 등), 두 번째는 인간이 자신을 꾸미는 방식까지 넓게 포함된다(헤어스타일, 턱수염, 피어싱, 문신, 옷차림 등).

 

외모의 특정 부위가 흉한 단점으로 보여 병적으로 집착하는 병을 가리켜 신체이형장애, 혹은 추형공포증(dysmorphophobie)이라고 한다. 신체이형장애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특정 외모 부위가 유독 커다란 흠으로 보여 집착하는 열등감으로, 정신질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람은 불안감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고 열등감에 빠진다. 아직 이렇다 할 치료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다. 흔히 충동성 강박증과 혼동된다.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의미에 대한 인문학적인 성찰을 이끌어내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 책을 엮었다.

 

인문사회과학 잡지 시앙스 위멘편집장 아가트 기요가 쓴 글이 시선을 끈다. “외모 콤플렉스로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특히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120만 건의 성형수술이 이루어지는 한국은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성형대국 3위이지만 자살률 또한 4위를 기록한다. 높은 비율의 성형수술과 자살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왜 인간은 외모에 그렇게 집착하는가? 저자가 인용한 통계를 보면 실제상황? 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여대생 32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꿈에 그리는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면 16퍼센트는 수명이 1년 줄어도 좋다고 응답을 했고, 10퍼센트는 5, 2퍼센트는 10, 그리고 1퍼센트는 21년 이상의 수명을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상적인 몸매로 짧고 굵게 살다 가겠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몸으로 세상과 소통한다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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